신화사는 3일 중국 난징에서 2일 개최된 ‘중국과 외국 대학 총장 포럼’에서 예일ㆍ옥스포드 등 명문 대학 총장들이 중국 대학 교육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해외 명문 대학 총장들의 중국 대학 교육 문제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일치했다. 주입식 교육, 토론식 수업 부재, 창의적 인재 배양 시스템 결여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 제도의 문제가 아닌 교수법의 문제
리차드 레빈 예일대학 총장이 지적한 중국 대학 교육의 두 가지 문제는 학과의 경계를 초월하는 종합적 교육 부재, 비판적 사고 훈련 부족이다.
그는 대부분의 아시아 대학과 유럽의 대학이 비슷한 학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수업 방식은 큰 차이점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 대학의 수업에서 학생들은 항상 수동적인 위치에 놓인다”면서, “학생들이 많은 양의 지식을 암기하는 데만 치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빈 총장은 이런 교육 방식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엔지니어 양성에는 적합하지만, 지도력을 갖춘 창의적 인재 배양에는 많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류 해밀튼 옥스포드 대학 부총장은 중국 학생은 권위에 도전하길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해밀튼 부총장은 “내겐 우수한 중국인 제자들이 많다”며 기본적인 능력에 중국 학생과 서양학생에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중국인 학생과 서양 학생의 차이점은 분명 존재한다고 말한다. 중국인 학생들은 ‘권위에 대한 도전의식’이 약하다는 것.
그에 따르면, 중국인 학생들은 질문을 두려워하고, 교수의 가르침에 이견을 제시하는 것에 소극적이다.
총장들은 이러한 현상이 스승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주입식 교육에 기인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선 교수에 대한 재교육을 실시하고, 토론식 수업, 소모임 수업 등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 전공은 선택은 천천히
해외 대학 총장들은 중국 대학생의 빠른 전공 선택 시기를 또 다른 문제로 꼽았다.
학생에게 대학 입학 지원 때부터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불합리 하다는 것.
리차드 레빈 예일대학 총장은 “겨우 18세에 불과한 학생에게 평생직업을 좌우할 전공을 선택하게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의 대학제도를 참고할 것을 권유했다. 미국의 일반 대학은 학생이 입학 후 2년간 전공에 구애 받지 않고 많은 영역의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본인의 적성에 걸 맞는 전공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류준이(劉遵義) 홍콩 중문대학 총장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학생과 학부도 모두 전공 학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학생이 본인에게 적합한 전공을 선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전과제도의 활성화를 제안했다.
◆ 대학도 ‘선택과 집중’이 중요
“중국이 세계 일류 대학을 건설하려면 짧게는 20년, 길게는 50년이 걸릴 것이다”.
존 헤네시 스탠포드 대학 총장은 현재 중국 대학과 세계 일류 대학과의 차이를 이처럼 표현했다.
그는 중국의 대학과 세계 명문 대학은 ‘질 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과거 20~30년간 중국 대학이 외형적 발전에 치중했다면 이제 중국의 대학이 질적인 발전을 중시할 때가 됐다는 것.
그는 중국이 스탠포드 대학의 경험을 참고할 것을 제안했다. 1950년대 무명대학에 불과했던 스탠포드 대학은 불과 20년 만에 세계 일류대학으로 거듭났다.
그가 밝힌 비결은 세가지. 정부 지원 최대한 활용, 집중 육성 학과 선택 지원, 산학협력 강화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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