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100 - 분양광고

[기획시리즈③·끝] 글로벌 제주관광 670만 시대의 '허와 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5-14 12:5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하와이, 투자자본 요소가 관광을 부른다

(제주=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제주관광이 90년대 관광산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시도들에 따르는 무분별한 개발에 따른 부정적 시각도 적지 않다.

670만명, 나아가 700만명 관광 시대에 발맞춰 제주가 나아가야 할 관광사업과 제주도의 관광정책적 기반은 어느 수준일까?

하와이 주정부가 발표한 '2008 연간 방문객 조사보고서(Annual Visitor Research Report)'에 따르면 하와이를 찾은 방문객 683만명 중 내국인 수는 모두 445만명(65.2%)이었으며, 외국인 118만명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외국인 관광객 중 대부분은 일본인 관광객. 하와이의 경우 일본 자본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윤종 제주특별자치도 관광협회 기획조정팀 팀장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그 지역을 찾을 때 지역에 대한 홍보와 지명도의 중요성을 빼 놓을 수 없다"며 "그 이면에는 관광개발 투자자본의 속성, 관광지까지의 근접성, 교통편(항공편), 역사·문화 연관성 등이 해당 지역을 찾는 관광객 수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민자유치와 쇼핑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주의 다각적 노력은 몇 해 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현실에 반영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2008년을 전후 해 제주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던 '쇼핑아울렛' 추진사업의 경우 지역 중소상인의 생존권 보장과 부딪히면서 추진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지난 19일 '제주 부가가치세 사후 환급제도'가 기획재정부의 합의를 얻어 6월 국회 상정을 앞두고 있지만, 현재 이 역시 환급 품목이 특산물·기념품·렌트카 대여비에 한해 적용돼 제주관광이 쇼핑관광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관광 인센티브제도, 박물관 등 무분별한 민자유치도 중장기적으로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 내 위치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내국인 면세점 전경.
 
한 제주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도가 관광업계에 관광객 한 명을 유치할 때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에 관광객 670만명 목표를 꿈꿀 수 있을 정도의 일시적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좋은 제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정승훈 박사는 "민자 유치도 중요하지만 부문별한 투자 유치에 의해 제주만의 특색이 사라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제주에 들어선 박물관들만 해도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박물관에 대한 일부 반대 목소리에 대해 고경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관광교통국장은 "제주관광은 한 쪽에 편중된 관광이 아니라 즐길거리·볼거리와 '올레걷기' 등의 트레킹관광, 쇼핑관광 등으로 다양화된 관광지가 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670만 관광객 유치를 내다보는 현 제주의 관광산업은 관광 다양성 측면과 경제적 측면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예산도 문제다. 도내 한 해 관광정책 관련 예산은 160억원으로, 강원도의 500억에 비하면 턱 없이 적은 액수다.

한덕환 제주도 관광정책과 해외마케팅 담당은 "지난해 초부터 제주관광공사와 함께 시행하고 있는 '국제직항노선활성화 인센티브 지원계획'은 한해 10억의 예산을 들이고 있다"며 "이 지원 사업으로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기성 전세기를 이용해 편당 250만원~500만원까지 지원하는 사업으로 관련 여행업계에게 인센티브가 돌아가는 사업이다. 또한 제주는 지난 2008년 2월부터 전면 무사증(제주로 입·출)을 도입하며 제주 체류형 관광에 힘을 실었다.

대규모 관광지가 아무런 규제 없이 들어서는 현실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많지만 제주도는 투자 없는 관광개발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다양성을 강조한 관광지 개발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는 제주도의 노력과 성과는 높이 살만하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박물관을 둘러보고 별 감흥 없이 제주를 떠나는 관광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방법은 없는 것인지 철저히 원점부터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웃 섬 관광지를 그대로 따라가자는 말이 아니다. 적어도 '670만 제주관광 시대'를 두고 "소연무찬(騷宴無餐·번잡한 잔치에 먹을 것 없다)하다"는 평가는 받지않도록 지자체와 관광산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최선책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shu@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