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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프런티어] 외환딜러의 전설, 후학양성의 길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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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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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

   
 
 

(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시장이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딜러라면 시장은 항상 옳다고 믿어야 한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원장은 외환딜러의 기본 소양을 이렇게 표현했다.

국내 최초의 외환딜러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은행이사, 중국은행 자금부 치프딜러를 거치며 명성을 쌓은 그는 은퇴 후 후학 양성에 힘 쏟고 있다.

"딜링은 전적으로 시장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 때문에 딜러가 시장을 깔보고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순간 딜링은 어려워지고 목표이익을 달성하기 힘들다."

타고난 외환딜러인 그는 철저한 시장주의자였다. 그래서 후배들을 가르치면서도 무엇보다 시장이 딜러보다 현명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김 원장은 외환딜러 뿐 아니라 여성 금융인의 모습도 함께 갖추고 있다. 

그는 지난 2003년부터는 '여성금융인 네트워크'를 조직해 회장을 맡으며 금융계 여성들 사이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환갑을 맞은 자리에서는 "이제 웬만한 여성 금융인들은 후배이자 친동생처럼 여겨진다"며 "그간 내가 쌓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가 잘 되게끔 이끌어주는 것이 네트워크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금융권 임원급 여성 200여명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현재 금융위원회 소속으로 여성금융인의 파워 신장을 잘 보여준다.

외환딜러의 전설에서 대모로 변모해 명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 원장을 만나 얘기 나눠보았다.

   
 
  서울 중구 남산동2가에 위치한 한국국제금융연수원 전경
-국제금융연수원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국제금융연수원은 금융권 종사자들을 위한 실전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이다. 연수원의 국제금융 기본과정은 벌써 65기를 맞이해 수강생만 2000명이 넘었다. 파생상품 과정은 33기를 맞았다.

-은행에서 편히 말년을 보낼 수도 있었는데.

평소 사회에 기여하는 삶을 살고 싶었다. 최근에는 국제공인자격증인 국제공인신용장전문가(CDCS) 시험을 도입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영국은행협회와 직접 접촉해 도입한 CDCS는 신용장 관련 국제외환 전문가로 유일하게 인정하는 자격증으로 외국계은행 지점은 물론 국내은행에서도 각광받고 있다.

-외환딜러로서 수억대의 연봉을 받기도 했다. 외환딜러가 돈을 버는 방법은 무엇인가.

외환딜러가 돈을 버는 방법은 얼핏 단순해 보인다. 이들이 시장에서 내릴 수 있는 의사결정은 단지 '사던가(buy) 혹은 팔던가(sell)' 이 두 가지 중 한가지 밖에 없다.

딜링이 달러 매매의 반복처럼 보이지만 여기에는 리스크를 짊어진 기술적 분석 외에 동물적인 육감이 필요하다. 또 시장의 심리상태나 포지션 조정 등을 충분히 숙지해야 돈을 벌 수 있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를 조직한 배경은 무엇인가

현재 1금융권의 공채 신입사원 중 여성의 비율이 절반을 넘어설 정도로 높아졌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급의 여성 비중은 20%대에 불과한 등 여전히 고위 관리자는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모임을 발족했다.

-외환딜러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1995년 영국베어링 은행 파산은 우리에게 외환딜러라는 직업을 확실히 각인시켜줬다. 28세에 불과한 일개 딜러가 거래한도 및 손절매한도를 준수하지 않아 100년의 역사가 넘는 은행이 파산했기 때문이다. 유능한 딜러일수록 소위 '1회 거래 한도'가 크고 허용 받는 손실액수도 크다.

딜러들은 자기가 소속된 은행으로부터 받은 권한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딜러들 대부분이 최고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커 이 같은 원칙을 무시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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