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i)들, 제조산업 전체를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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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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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김형욱 기자) 작은 아이(i)의 선전이 전자산업의 고전적인 시스템을 변혁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팟(iPod)·아이폰(iPhone)·아이패드(iPad) 삼총사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강력한 하드웨어 성능과 프리미엄 디자인을 제1 덕목으로 꼽던 전자업계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아울러 i시리즈 돌풍이 IT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전체 제조산업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애플의 성공비결은 간단하다. 기존 제조업계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제품을 만들어왔다면 애플은 고객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서비스를 앞서 제공한 것.

애플은 아이튠즈 앱스토어를 통해 고객이 스스로 원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를 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장터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고객의 수많은 니즈를 파악하고 관련 서비스를 개발하는 수고를 덜었다. 다만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필요한, 혹은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서비스를 개발해 소개하는 장을 펼쳤다.

돌풍의 핵심인 아이폰은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 비즈니스는 물론 생활과 엔터테인먼트를 모두 아우르는 종합 모바일 기기로 자리잡았다. 기존 스마트폰의 지도를 더욱 넓힌 것. 그 결과 전세계 아이폰 누적판매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4250만대를 넘어섰다. 

아이패드 역시 새로운 신화를 쓰고 있다. 과거 PC 제조사들은 태블릿PC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아이패드는 출시 한달여 만에 200만대 판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뛰어난 사용자인터페이스(UI)와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존 아이팟과 아이폰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애플의 아이들의 역습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함호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융합기술연구부문 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향후 아이TV(iTV)·아이카(iCAR)가 출시될 것”이라며 세계 가전과 자동차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기존 모바일 분야를 넘어 가전·자동차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아이폰 출시 이전 휴대폰을 제조한 경험이 없다. 그럼에도 아이폰은 세계 최고의 스마트폰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기존 가전·자동차 등 주요 제조산업 업계에서 애플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동력을 찾은 이들 제조기업에게 애플과의 제휴는 단비와 같다.

그리고 이는 결국 세계시장에서 급부상한 한국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LG는 휴대전화 시장에서 2, 3위를 달리며 1위인 노키아를 위협하고 있다. TV 시장에서도 삼성은 4년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LG는 지난해부터 2위 자리에 올랐다. 자동차 산업 역시 최근 개선된 품질과 기술력으로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 동안 애플은 한발 앞선 서비스를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때문에 세계시장에서 힘겹게 자리잡은 한국 제조산업이 곧바로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한국 제조업은 현명한 추격자의 자세를 취하며 앞선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지만 그 이상의 성과를 아직 내지 못했다”며 “다만 부품·기술 등에서 여전히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만큼 애플의 사례를 벤치마킹한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를 만족하는 강력한 제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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