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교장은 지난 3월 발표된 2009학년도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1년 전 전국 꼴찌권을 맴돌던 이 학교를 최상위로 올려놨다.
학원 등 사교육 인프라가 빈약한 시골학교가 서울 강남권 유수의 학교를 제치고자 교육계는 '꼴찌의 반란'이라며 놀라워했다.
하지만 그 배경에는 정 교장의 남다른 교육철학과 애정이 깔려 있다.
2008년 이 학교에 부임한 정 교장은 학생 개개인의 학력을 진단한 뒤 등급을 나눠 수준별 교육을 시도했다.
정규수업 뒤 1시간가량 수준별 학습시간을 마련해 모자라는 학력을 보충했다. 또 교과별 핵심요소만 뽑아 정리한 핸드북을 만들어 기초를 튼튼하게 다졌다.
정 교장은 학과공부 못지않게 인성교육에도 힘써 학교 인근 경로당과 결연해 학생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경로사상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다문화 및 결손가정 학생과 교사를 1대1로 짝짓는 멘토링 사업도 실시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학교가 됐고,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 전국대회에서 3년 연속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정 교장은 "학년이나 반이 같다고 실력 차를 인정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학력이 하향평준화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는 방학 중 보충학습이나 영어캠프의 경우, 학년이 아닌 개인별 수준에 맞춰 학습그룹을 편성한다.
그는 "수준별 학습은 학력이 뒤처지지 않도록 그때 그때 학습체력을 키워주고 학생들의 다양성도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다"면서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빨리 습득하고 개성이 강한 요즘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한 학습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 교장은 지난 4월 도내 초등학교 교장단이 모인 자리서 '기적'을 일군 비법을 강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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