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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좌담회] 환율 하락 전망 "충격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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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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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지난 12일 아주경제가 주최한 환율 좌담회에 참석한 국내 외환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한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 속에 하락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등 아시아 경제가 미국과 유럽에 비해 안정적이라 경상수지 흑자와 투자자금 유입이 지속돼 환율 절상 압력이 커질 거란 전망이다.

환율은 올 상반기 중 1100원 돌파를 시도할 것이며, 연말에는 1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참석자들은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기업들은 기술개발과 글로벌 마케팅, 품질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환율 1000원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금융팀장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좋아 하반기까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들의 주식 및 채권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하반기 중 환율이 1070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상무도 "한국 등 아시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계속되고 있어 원화 절상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며 "현재 달러당 1100원이 넘는 원화가치를 고평가 됐다고 말하기 어려우며 해외에서도 환율이 1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기 대한상공회의소 조사1본부 선임팀장은 "국내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기업들이 연말 환율을 1000원대 중반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국내 경제가 비교적 안정적인 데다 수급상황도 괜찮아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유럽발 위기와 같은 대외 악재가 환율 움직임에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아직 이 같은 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아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예상이다.

허 팀장은 "조선업계의 최대 고객인 유럽 시장이 망가진 만큼 무역 수지 악화로 인한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손 팀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남유럽 사태와 같은 돌발 변수가 또 터질 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깔려있어 환율이 1000원대 아래로 떨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하락에 따른 기업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한 정부가 구두개입과 시장조정을 통한 스무딩 오퍼레이션(미세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하락 속도는 더딜 것으로 전망했다.

오 상무는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지속적으로 미세조정에 나서고 있다"며 "환율 하락폭과 속도는 어느 정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참석자들은 정부가 환율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할 경우 조작국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환율 급락을 막기 위해 직접 환율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일종의 구두개입"이라며 "국제 시장은 고위 관료가 환율에 대해 언급하면 개입이라고 해석하는 만큼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 팀장도 "한국은 대외적으로 환율 비조작국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한국 시장을 유의 깊게 보고 있다"며 "미세조정 등 국내 환율 정책이 주목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정부의 환율 미세조정을 통한 기업의 채산성 보전은 한계가 있으며, 기업들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연구위원은 "환율이 하락할 경우 여행수지를 중심으로 한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돼 경상수지를 압박할 수 있다"며 "실제로 환율이 1200원선일 때는 해외 관광객 수가 크게 줄었으나 1100원대로 떨어지자 다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위원은 또 "한국이 리만 브라더스 파산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고환율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외환당국이 개입해 줄 거란 기대감을 버리라고 당부하고 △원·달러 환율 1000원대를 대비한 경영전략 수립 △R&D를 통한 품질 경쟁력 강화 △장기적 글로벌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위안화 절상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며 사전에 준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손 팀장은 "미국의 대중 무역 적자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이에 따라 중국 위안화에 대한 미국의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이달이나 다음달 중 위안화 절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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