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대형마트의 추석 과일 확보 전쟁이 벌써부터 시작됐다.
그 이유는 지난 겨울의 한파와 올 봄의 이상 저온 기온으로 얼어 죽은 과일 나무가 많으며, 일조량 부족으로 꽃이 제대로 피지 못해 착과율이 떨어져 사과·배 등의 수확량이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올 추석에 내놓을 과일 물량 확보를 위해 이미 경쟁체제를 형성했다.
대형마트 과일담당 바이어들은 과일 산지를 직접 방문하면서 예상 수확량을 분석하고 있다. 또 물량이 부족하면 사전 계약구매를 하거나 산지 저장고에 비축하는 방법으로 공급 안정화에 발벗고 나섰다.
주요 산지인 남부지역의 착과율은 지난해 대비 40~50% 수준에 머문 것으로 파악돼 대형마트 바이어들은 예년보다 2~3개월 앞서 사과나 배 물량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바이어들은 사과 산지인 전북 장수와 충북 충주, 배 산지인 경북 상주, 전남 나주, 영암 등에서 더욱 바빠지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는 추석을 넉 달이나 앞두고 있음에도 바이어들을 산지로 내려 보냈다. 추석 선물세트 물량 확보와 품질관리에 적극 나서기 위함이다.
이마트는 냉해로 기형과일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자 바이어가 직접 사과나무를 직접 살펴보고 선별해 계약·관리하기로 했다. 선별된 사과나무에는 '이마트 계약농장'이라고 표시된 노란 리본이 부착된다.
예년에는 농장단위로 구매 계약을 했으나 올해의 특별한 상황이 구매 방식도 바꾸게 한 것이다.
배는 냉해로 꽃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수확량이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줄 것으로 전망, 사과보다 물량 확보가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마트의 배 담당 바이어들은 장수, 거창 등 수확시기가 좀 더 빠른 남부지역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수시로 산지에 내려가고 있다.
최상록 이마트 청과팀장은 "올 추석에는 좋은 품질의 사과와 배 등 과일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청과 선물세트의 매출이 좌우될 것"이라며 "과일 가격이 올라 고객들의 예약 주문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도 과일 물량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과일담당인 신경환 MD(상품기획자)는 예년보다 2~3배 많은 출장을 가고 있다. 산지에 내려가 과일 생육 동향을 파악하고 추석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신경환 롯데마트 MD는 "장수 사과는 30%, 상주·나주·영암 배는 30~40%가량 출하량이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는 7월부터 사전 계약구매를 시작했으나 올해는 벌써 구매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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