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삼성물산 사장. |
올해 세계 초일류 건설사로의 도약을 위한 원년으로 선포한 삼성건설은 조직 문화와 경영 시스템을 바꾸는 등 회사 전반의 경쟁력을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매출 6조5000억원, 수주 19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대비 각각 8.3%와 88.6% 늘어난 수치다. 수익성과 내실 경영을 중요시 하면서도 시장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경영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수주와 관련된 내용을 보면 삼성경의 공격경영 의지를 쉽게 엿볼 수 있다. 지난해 삼성건설의 해외 수주는 15억7000만 달러. 국내 시공능력평가 2위 건설사치고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전략적으로 접근했던 발전플랜트 발주가 위축되면서 해외수주에서 차질을 빚은 것이다. 정유·화학플랜트에 집중했던 경쟁사에 비해 해외수주전에서 밀리게 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 목표는 지난해 보다 5배나 증가한 82억 달러로 잡았다.
이같이 변화된 삼성건설의 핵심에는 정연주 사장이 있다. 다소 무리한 목표라는 지적도 있지만 정연주 사장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이끌며 이룩한 성과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 진다.
정연주 사장은 지난 2003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을 이끌며 당시 1조130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을 2009년에는 4조354억원으로 4배 가까이 끌어올렸다. 주가도 같은 기간 30배 이상 뛰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해외사업 분야다.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은 해외에서 약 93억 달러(약 10조4000억원)의 일감을 가져오며 해외건설수주 국내 1위를 기록했다. 그 동안 공격적으로 전개해 온 정 사장의 해외경영의 빛을 발한 것이다.
삼성건설이 올해 해외에서 자신하고 있는 것도 바로 정 사장의 이 같은 이력과 경험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시작은 좋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17일 현재 삼성건설의 해외 수주 실적은 약 33억 달러에 이른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공사 지분 25억 달러와 지난해 12월 단독 수주한 6억2800만 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LNG터미널 공사가 포함됐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법인이 발주한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오스틴 반도체공장 1기 개보수 공사도 진행 중이다.
삼성건설은 올해 공격적인 해외 수주 목표를 상품 및 시장 다변화를 통해 이룬다는 각오다. 원전 등 발전플랜트 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우고 에너지플랜트·친환경건축물·친환경 토목 사업 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시장으로는 기존의 UAE, 싱가포르 중심에서 벗어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의 다른 국가와 아프리카·중앙아시아·아메리카 등으로 적극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개별 사업부문별로도 2015년 세계 초일류기업을 위한 로드맵을 다시 짜고 있다. 역시 핵심은 글로벌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중심의 마케팅 역량 강화, 미래성장 인프라 구축 등이다.
세계 최고 높이의 빌딩을 지으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던 삼성건설. 지난 한 해 잠시 주춤했지만 정연주 사장 취임을 계기로 해외 건설 시장에서 '제2의 두바이 붐'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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