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양복과 넥타이는 잊었다. 일과시간 내내 등산화와 점퍼만 입고 다니는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외교행사를 제외하고는 탁상이 아닌 현장을 직접 뛰어다니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다.
"농력(農力)이 곧 국력(國力)이다"
1차산업이 농업, 이를 가공하면 2차, 가공된 것을 서비스하면 3차산업이다. 다음으로 생명을 다루는 농업이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문화기술(CT)등과 융·복합돼 '6+알파 산업'이 될 수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농산물 수출은 48억 달러였다. 전체 국토면적이 우리나라의 절반도 안되는 네덜란드의 한해 농산물 수출은 700억~800억 달러다. 20분의1 정도의 격차를 보이는 우리의 농업은 1차에서 2차산업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천대 받기 시작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장태평 장관은 "그 동안은 산업자본주의였는데 이제는 생명자본주의로 전환되고 있다"며 "생명이 자본이 되는 사회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이제는 우리가 비누나 샴푸·화장품 등은 식물성 성분으로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약도 동식물에서 추출하는 물질로 만드는 것이 고급이다.
누에고치에서 인공고막과 인공뼈를 만들어 내고 귤에서 인공피부를 만든다. 인체에 가장 가까운 성분으로 이뤄져 부작용도 적다. 옷도 그렇고 건축자재도 그렇다.
그래서 생명자원을 활용한 것이 곧 고급이라고 장 장관은 설명했다.
생명산업에는 애완용동물이나 분재 등 화훼산업도 물론 포함된다. 에탄올을 생산해내는 홍조류나 옥수수 등의 재배가 그렇다. 비료·농약 등 농자재도 마찬가지다. 이제 석유에서 만들어내던 많은 것들이 자연자원인 생명자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건강에도 좋고 지속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얼마전 막걸리가 히트상품 1위가 됐다. 주류라기 보다는 유산균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라는 것이 알려져서다.
앞으로 된장·고추장 등 미생물을 활용한 발효산업이 각광을 받게 될 것이다. 귀중한 생명자원이 다시 한 번 빛을 보게 된다는 것.
아울러 주사바늘을 쇠붙이로 만들지 않아도 된다. 모기의 침을 벤치마킹해서 생명자원으로 만들면 아프지 않고 효과도 좋다. 아프리카 흰개미들의 집을 벤치마킹해서 자연냉방이 되는 건물도 지을 수 있다.
현재 곤충이나 물고기의 운동구조를 벤치마킹해서 만들어내는 발명품들이 많다. 전기도 이제는 태양광과 풍력이나 조력을 활용한다. 자연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장 장관은 "산업의 개념은 이제 바뀐다"며 "석유에 의존한 지금의 산업은 생명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으로 탈바꿈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자연자원이나 생명자원을 활용하는 생명산업이 다음세대의 핵심산업이 된다는 게 한 부처의 수장으로서의 비전이자 미션이다.
이러한 생명자원을 생산해내는 농업이 새로운 조명을 받게 되는 이유다. 이게 바로 생명산업(Life Industry)이다.
이와 관련 장 장관은 오는 6월17일부터 3일간 양재동 aT센터에서 생명산업대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대전에서 생명산업의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장 장관의 눈가에는 환한 미소가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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