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약시리즈] MB정부 FTA는 '자원 실용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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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5-1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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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시다발적 FTA' 벗어나 호주 등 자원부국과 협상

(아주경제 김선환ㆍ권영은 기자) 에너지원 확보가 국가적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현 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로드맵도 자원부국을 향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외교통상부ㆍ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따르면 정부가 FTA 체결 대상국을 선진국뿐만 아니라 볼리비아나 호주로까지 늘리고, 이미 체결된 FTA의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김진욱 통상교섭본부 정책기획과장은 "커다란 글로벌 차원의 FTA 네트워크에 호주나 남미, 중동의 거점국가들을 작은 가지로 연결하고 자원부유국을 포함시키는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나라들을 보면 우리 정부가 자원부국과의 FTA 추진에 얼마나 열의를 보이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세계 유전의 절대량을 보유하고 있는 걸프협력회의(GCC)는 물론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와 뉴질랜드 등과의 협상 타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캐나다, 멕시코 등 미국을 포함한 북미자유무역지대(NAFTA)와의 협상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말에는 중남미 콜롬비아와 FTA 협상을 시작했고, 올해 4월에는 중동과 유럽을 잇는 교두보인 터키와 협상을 개시한 점도 이를 방증하고 있다.

특히 또 다른 자원부국인 러시아와 남아프리카관세동맹(SACU) 등과도 FTA 협상 개시 전 단계인 산ㆍ관ㆍ학 공동연구를 벌이는 등 우리 정부의 자원 확보를 위한 FTA 전략이 한층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최근 이명박 정부의 FTA 패러다임도 전 정부의 '동시다발적 FTA 추진'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글로벌 FTA 네트워크 구축'으로 비전을 설정했다.

정부 관계자는 "참여정부 때에는 경쟁국들에 쫓기면서 FTA를 추진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FTA를 추진했다"면서 "이제는 FTA를 질적으로 심화시키고 큰 틀에서 재해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참여정부의 동시다발적이고 광범위한 FTA 추진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전문가들은 산업별 영향력이나 민감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FTA 체결을 추진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걱정했다. 한꺼번에 추진하다보니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FTA 피로증후군'을 호소하기도 했다.

신언주 기획재정부 FTA 국내대책본부 조사팀장은 "지금까지 추진된 FTA 체결국과의 교역 비중이 14.4%에 이르고 있지만 기업 활용도 측면에서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무역협회, 관세청 등과 함께 기업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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