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18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월례 경제·재무이사회(ECOFIN)에서 헤지펀드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감독을 강화하는 입법안을 표결이 아닌 '합의'로써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서 채택된 헤지펀드·사모펀드 규제안은 ▲펀드와 펀드운영사의 소재지가 제3국이더라도 EU 역내에서 마케팅을 하려면 개별 회원국에 등록해야 하고 ▲펀드 운영과 관련한 보고 기준을 강화하며 ▲펀드의 레버리지비율을 제한하는 등 비교적 강력한 장치를 담고 있다.
회의를 주재한 엘레나 살가도 스페인 재무장관은 "27개 회원국이 합의에 이름으로써 이사회는 이제 입법안을 확정하기 위해 유럽의회와 협상에 나설 권한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반대 입장을 고수했던 영국이 입법안 조문을 수정하는 대신, 회의 결과를 공표하는 성명에 "일부 회원국 대표가 입법안, 특히 제3국 펀드 등록 규정과 관련해 여전히 우려를 표명했음을 주지한다"는 문구를 삽입하는 선에서 양보해 합의가 도출됐다.
정권 교체 이후 첫 ECOFIN에 참석한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입법안은 EU의 단일시장 원칙과 전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지만, 이러한 우려가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앞서 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서도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규제 입법안이 통과됨으로써 이사회와 유럽의회는 각자 법안을 놓고 협상에 들어가게 됐다.
유럽의회는 7월 전체회의에서 이 입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그 이전에 양측의 협상이 타결되면 휴가철이 끝나는 올 가을 입법 절차가 마무리돼 2012년 시행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유럽의회 내 정파 사이의 이견, 유럽의회와 이사회 사이의 미세한 견해 차이가 좁혀지기 어려울 수도 있다.
EU는 2008년 월스트리트 발(發) 금융위기 이후 헤지펀드와 사모펀드를 규제ㆍ감독의 '울타리' 안으로 편입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작년 4월 집행위원회가 입법안을 내놓았으나 금융산업 중심지인 영국의 반발로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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