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방영덕 기자) 남유럽발 위기로 금값이 온스당 1240달러를 넘어서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금 관련 예금상품인 골드뱅킹의 인기가 뜨겁다.
골드뱅킹을 파는 은행들은 최근 3개월간 10%를 넘나드는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현재 몰린 돈만도 1조원이 넘는다.
그런데 최근 이 골드뱅킹에 과세 부여 논란이 일고 있다.
기본적으로 골드뱅킹은 금 시세에 따른 거래차익을 제공하기 때문에 비과세 상품에 해당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골드뱅킹이 예금 형태를 갖추고 있는 데다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의 성격이 강해 세금을 부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은 "증권거래에 거래세가 부과되는 것과 달리 파생상품에는 과세가 이루어지지 않는 등 법적인 규제가 없다"며 "각종 파생상품에 대해서도 거래세를 부과해 조세의 형평성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시장의 불안정성을 충분히 감안해 3년간의 과세 유예기간도 검토 중"이라고도 말했다.
현재 골드뱅킹과 비슷한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는 금 펀드의 경우 해외펀드에 대한 비과세 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현재 15.4%의 세금을 내고 있다.
국회 예산 정책처도 최근 고령화 시대를 맞아 재정수입 감소를 막기 위해 '중장기적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비과세 금융상품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산 정책처 분석관은 "금 관련 상품을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않았지만 환매매 차익이 발생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종합소득세를 적용받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골드뱅킹이 거래시점의 국제 금 가격과 원·달러 환율에 따라 금 매매 차익을 추구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세금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항변한다. 형식은 예금일지 모르나 어디까지나 실물 자산에 대한 투자이므로 비과세가 옳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의 운용방식은 외환예금과 비슷하지만 이자소득이 따로 발생하지 않고 실물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비과세 상품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일종의 통화수단으로 금을 매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환매매차익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매기지 않는 게 맞다" 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업계 관계자들은 골드뱅킹에 세금을 물릴 경우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을 통해 금 시장 거래를 양성화 한 측면이 크다"며 "파생상품 거래세 등을 매길 경우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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