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홍콩 금융시장은 아시아를 뛰어넘어 글로벌 금융허브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홍콩 IPO 규모는 300억 달러로 뉴욕·런던 등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만 중국민생은행·중국태평양보험 등 굵직한 기업이 홍콩IPO를 통해 각각 30억 달러가 넘는 자금을 조달했다.
전문가들은 홍콩 금융시장이 그동안 이처럼 활기를 띤 이유는 바로 ‘차이나 효과’덕분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은 작년 한 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8% 대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11% 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을 든든한 지원군으로 두고있는 것이 바로 홍콩만의 경쟁력인 것이다.
지난 18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차이나효과가 주로 △중국경제고속성장 △무역 및 투자△H주△레드칩 등 4가지 방면에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글로벌 위기 속에서도 나홀로 고속성장을 구가한 중국 경제가 홍콩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2010년 1분기 중국경제는 11.9% 경제성장율을 기록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도 전년 동기대비 2.8% 상승하며 18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홍콩 금융시장도 덩달아 고속성장을 구가하며 활황을 누렸다.
홍콩은 땅덩어리가 좁은 만큼 대외무역의존도는 매우 높다. 특히 중국대륙은 홍콩의 최대 무역파트너다. 홍콩통계처에 따르면 홍콩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전체 수출의 50.4%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현재 홍콩증권거래소에는 총116개의 중국 본토에 설립된 기업이 상장되어 있다. 여기에는 중국건설은행·페트로차이나·차이나 라이프 등과 같은 덩치 큰 기업이 포함되어 있다. 이중 10% 정도의 종목만 선정해 산출한 H지수는 홍콩 시가총액의 25%나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이밖에도 중국 본토 외에 설립되어 있는 중국 본토기업이 홍콩에 상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차이나 모바일 등과 같은 R주(레드칩)는 중국 중앙정부나 지방정부 등 중국 국유자본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으로 홍콩 시가총액의 약 22%를 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홍콩 증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홍콩에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손길이 닿지 않을 수는 없다.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상하이·선전 자본시장과는 달리 홍콩 증시는 런던·뉴욕 증시 움직임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한다.
올해 들어서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홍콩 금융시장도 출렁거리고 있다. 특히 홍콩 IPO시장이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활황을 누렸던 홍콩 IPO시장은 올해도 러시아 최대 알루미늄업체 UC루살을 시작으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지난 7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발 재정위기 충격으로 홍콩 스와이어퍼시픽과 미국 냉장 저장고 운영업체인 아메리콜드리얼티트러스트가 나란히 IPO를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두 회사 모두 올해 홍콩 증시 대형IPO 중 하나로 꼽혀왔었다.
향후 불투명한 세계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 차이나 효과는 홍콩 증시에 앞으로도 계속 든든한 배후지가 될 수 있을까?
포브스는 향후 중국 대륙과의 긴밀한 연계로 홍콩 증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대다수 글로벌 기업은 폐쇄된 중국 자본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홍콩증시로 우회적으로 진출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상하이를 글로벌 금융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국제판 설립을 서두르는 등 점진적으로 본토 자본시장을 개방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홍콩만의 경쟁력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포브스는 지적했다.
특히 작년 홍콩에 이어 세계2대 IPO시장으로 떠오른 상하이는 올해에는 1위를 목표로 IPO 시장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홍콩의 금융허브 자리를 넘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과연 차이나 효과가 장기적으로 홍콩에 得이 될지 失이 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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