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부동산 경기 악화와 당국의 규제에 따라 대형 저축은행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사실상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고정이하 여신비율과 연체율 등 자산건전성은 크게 악화됐다.
19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솔로몬·부산·토마토·제일저축은행 등 자산 기준 상위 10개 대형 저축은행의 3월말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총 5조840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5조8050억원에 비해 불과 0.61% 증가한 금액이다.
업계는 3월말 부동산 PF 대출잔액 가운데 토마토저축은행이 자산운용사에서 되사온 500억원 가량의 대출 자산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부동산 PF 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대출금은 지난해 6월말 5조4156억원에서 9월말 5조7010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12월말부터는 증가세가 꺾이는 모습이다.
10개 대형저축은행 가운데 솔로몬·부산·토마토·한국저축은행을 제외한 6개 저축은행은 지난해말 이후 PF 대출금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대출금이 513억원 줄면서 업계에서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고 부산2저축은행과 경기저축은행은 PF 잔액이 각각 238억원, 235억원 감소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30%룰 도입 등 당국이 저축은행권의 부동산 PF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아주 우량한 곳이 아니면 신규 대출을 꺼리는 분위기가 업계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PF 규모는 줄고 있지만 자산건전성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3월말 대형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5.49%를 기록했다. 지난해 6월말 3.36% 수준이던 대형 저축은행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9월말 4.81%, 12월말 4.58%를 나타냈지만 석달 새 1%포인트 가량 부실 여신이 증가하며 5% 중반대를 나타냈다.
지난해 6월말 7.6%, 9월말 7.2%, 12월말 6.9%로 하락세를 보이던 부동산 PF 연체율도 3월말에는 8.5%로 급등했다.
저축은행권 관계자는 "1분기에 부동산 경기가 크게 침체됐고 매매도 끊기다시피하면서 이자도 못 갚는 사업장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라며 "연체율이 올라가면 일정 기간 뒤에 채권을 계속 상각하기 때문에 6월말 결산에는 좀더 안정된 수치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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