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천안함 참사 후폭풍이 6∙2 지방선거판을 강타하면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일 태세다. 20일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27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29∼30일 한중일 정상회담 등의 일정이 전개되면서 선거전이 ‘북풍(北風)’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여야는 ‘정책 올인’ ‘정권 심판론’ 등의 기존 전략을 전면 폐기하고 새로운 필승전략 마련에 매진하고 있다.
지방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20일 정부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을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한 것으로 발표할 것이 확실시된다. 안보정국과 북풍의 선거환경이 조성된다는 의미다.
이에 민주당은 천안함 발표의 여파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수층이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정부의 구멍 난 안보시스템을 문제 삼을 방침이다. 특히 군 지휘관의 전면 교체론을 강하게 제기할 방침이다.
우상호 대변인은 19일 “북한이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면 안이하게 대응한 군 지휘관들의 경질을 주장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도 안보무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 대변인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북한의 개입설이 흘러나와 이미 보수층이 결집한 상태라 판세에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정부의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사고 원인에 관한 의혹을 제기해 진상을 명확히 규명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공동선거대책본부장은 “(정부가) 현재 예측되는 카드를 내놓는다 하더라도 한편으론 안보에 대한 정부 책임이 있는 것이고 국제 사회의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천안함이 국가적으로 잘못됐으면 정부의 책임을 묻고 북한의 책임을 물을 것이 있으면 물을 것”이라며 북한과의 거리두기를 시사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천안함 발표를 최대한 정치적으로 이용, 보수층 표결집에 나서는 동시에 수도권 등에 대북경각심을 고취하는 등 안보문제를 전면 쟁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옥임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은 선거나 정치보다 더 중요하다”며 “천안함 사태를 정파적으로 이용치 말라”고 야권에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한 목소리로 (북한에) 대응하는 것이 국익과 국민을 위한 정치인의 도리”라며 안보이슈를 부각시켰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정부의 발표가 명확한 증거에서 나온 것이냐에 따라 북풍의 크기가 좌우될 것”이라며 “워낙 인명피해가 큰 사건이라 과거의 북풍과는 달리 여파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대표는 “다만 명확한 북한의 소행이라면 보수층 결집이 강화될 수 있지만, 이전 발표와 별 차이가 없다면 북풍은 미풍에 그치거나 여권이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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