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여자 오바마'가 탄생됐다. 지난 8일 총선에서 승리한 뉴질랜드 국민당의 존 키 총리 당선자는 17일 중국 상하이 출신의 팬시 윙(53) 의원을 소수민족부장관 겸 여성부 장관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 이주해온 아시아 출신으론 처음으로 장관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의 정치 이력에는 언제나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지난 1996년 국민당 비례대표후보로 뉴질랜드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한 것도 아시아 출신으로는 처음이다.
버락 오바마(47) 미국 대통령 당선자도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그는 2004년 흑인으로는 세번째로 연방상원의원이 됐다.
윙의원은 "뉴질랜드라는 나라는 어떤 사람이라도 이주해 살 수 있고 성공도 할 수 있는 열린 사회라는 메시지를 전세계에 보낸 것" 이라고 밝혔다.
오바마는 미국이 새로운 역사를 쓰게 한 인물이다. 전세계가 미국을 다시 보게 한 흑인 대통령이다.
'아무리 개성과 관용의 정신이 강한 미국이라지만, 전체 인구의 20%도 되지 않는, 노예로 시작한 흑인 출신이 세계 최강 미국의 대통령이 되다니' 그야말로 담대한 희망의 메시지다.
윙의원의 인생은 역경 그자체다. 홍콩에 거주할 때는 어머니를 포함한 4명의 가족이 부엌 하나, 거실 하나, 욕실 하나가 있는 아파트에서 여섯 가정, 40여명의 '이웃 사촌'들과 함께 살았다는 그는 "누구보다 가난의 쓰디쓴 맛을 경험할 만큼 했다"고 토로했다.
오바마는 태생 자체가 갈등과 혼돈을 가져오기에 충분했다.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 백인 어머니, 인도네시아 출신의 의붓 아버지, 인도네시안 여동생... 오죽했으면 정체성의 갈등으로 술과 마약을 가까이 했을까.
윙 의원은 열악한 환경을 굳은 의지로 극복해냈다. 그는 지금 자신이 성공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은 따로 배우지 못한 부모들이 생활의 실천을 통해 심어준 평범한 가르침 때문이라고 말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며 굳센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라'
버락 오바마는 유년시절 백인 어머니로부터 흑인의 우수성을 귀가 따갑도록 듣고 성장했다. 백인 외할머니는 자신은 새차와 새옷도 사지 않고 손자의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올인했다.
그는 '외할머니는 우리 집안의 주춧돌이자 특별한 성취와 강인함, 그리고 겸손함을 지닌 여성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위 같이 든든한 존재인 셈이다.
윙 의원과 오바마의 성공은 세계금융위기로 우울한 지구촌 가족들에게 희망과 꿈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한국인 모두도 이들의 역경 극복과 꿈의 성취를 벤치마킹해야 되지 않을까.
나아가 다문화 가정출신이나 이주 외국인등이 장관직 이상에 도전 할 수 있는 '관용과 화합'의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곽영길 기자 ce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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