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5차 - 분양광고 : 최세나요청 2025-03-19

[칼럼] 조선 !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은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5-25 08: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박갑수 통일교육원 교수.
조선(朝鮮)은 고조선에서부터 5천년에 가깝게 오랫동안 일명 쥬신, 차오시엔 등으로 유럽, 페르시아와 함께 동방을 상징하는 지역적 성격을 띤 명칭으로도 불려졌다.

한문으로 직역을 하면 아침조(朝), 고울선(鮮)이지만 파자로 의역을 하면 해(日)와 달(月), 바다의 고기(魚), 땅의 짐승(羊)이 더불어 사는 우주공간(十)을 의미한다.

그러한 생명공존의 큰 뜻이 있는 만큼 단군성조 이래 우리 선조들은 살생을 할 때는 가려서 하고 희생을 거쳐 전쟁에 이겨도 결코 상대측의 여자와 재물을 약탈하지 않았다.

항복한 상대측에 무기를 버리고 악기를 만들어 올 것을 강화의 조건으로 내걸어 평화와 복락을 같이 즐길 것을 요구하였을 정도로 도덕적으로 매우 성숙한 민족성을 유지해 왔다. 그러한 전통이 지속된 결과 지금 연주되는 한민족의 악기는 관현타악을 망라해 세계 최다수로 60여종이 넘고 전세계에서 남북한만이 유일하게 자국의 전통악기로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가능하다.

그런 정도의 성숙함과 자부감이 있었기에 고려시대에는 몽고 정예군이 쳐들어와도 처인성 전투에서 잔류한 천민과, 노비들이 의병장 중심으로 단합 결사항전하여 승리할 수 있었다. 전쟁사에서 버림받은 부락민이 최강의 몽고군을 이긴 그런 사례는 타지역에서는 없었다.

근대조선, 식민지 시대를 거쳐도 인간미, 생명사랑에 기초하여 단합했던 한민족의 정신적 원형은 일그러지지 않았다. 한민족의 정신적 원형은 홍익인간으로 이는 세계에서도 가장 뛰어난 인간철학이자 정치이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민족사회에서 이 원형의 발현을 위축시킨 게 바로 맑스레닌 사상이었다. 맑스레닌 사상은 초기 산업혁명의 후유증을 고발하기 위해 인본주의적 동기로 시작되었으나 피탈이 나는 제국간의 헤게모니 쟁탈 음모에 이용되었고 한반도에 까지 파급되면서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상대를 적으로 설정하고 철저하게 증오함으로써 비생산적 투쟁, 비극적 현실타파로 오염되어 마치 동반몰락 하듯 조직과 국가의 전도를 크게 그르쳤다.

그러나 공산주의자라고 모두 살인과 투쟁을 즐기지는 않았다.

6.25 동란 발발 당일에도 옹진반도에서 철수하는 남측 화물선에 대해 북측 해군 함정은 주포를 겨누고도 발포하지 않고 지나간 사례도 있고 가급적이면 학도병 포로를 풀어주려는 인민군 군관도 있었다. 국군이 38선을 넘어 북진할 시에는 인민군 포로들을 통일될 조국을 위해 생업에 종사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라며 현지에서 거의 방면하기도 했다.

전후 반세기 동안 엔진고장이나 연료고갈로 남측 해역으로 표류한 북측 어선, 화물선에 대해 우리 해군은 매번 수리는 물론 선박 기름을 다 채워주고 충분한 식량까지 제공하여 귀환하게 하였다. 지난해에도 소말리아 해적에 쫓기는 북화물선을 우리해군이 해적을 격퇴하여 안전항행을 보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 측에서는 북한사람을 동족으로 관계발전을 위한 동반자로 나름대로 우대해 왔다.

이러함에도 유럽, 미국의 교포사회에서는 양측이 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못마땅하게 여겨 남북한을 동시에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남북한을 수차례 방문한 그들은 남북한의 지도층 중에 썩은 자들과 미친 자들이 있어 이들의 부패와 광기어린 엇박자에 동포들이 놀아나고 고통을 겪지 않는가 걱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천안함 군사 도발도 북한이 저지른 것으로 밝혀진 만큼 실로 북한은 자충수와 자살골을 감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북측에서 부담되는 전면전은 피하면서 찔러 보기용으로 또 의사표시를 위해 그 귀한 동족의 자식들을 희생시켰다는 작태는 단군성조 이래 우리 민족성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을 뿐 아니라 김일성 부자의 인덕정치, 인간중시의 주체사상과도 너무 거리가 멀다.

참으로 조선이란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은가?

무력으로 안팎의 문제를 쉽게 해결하려 했던 일본에서도 자식을 키워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장성으로 진급시키는 것을 매우 꺼렸다. 고급지휘관의 덕목으로 남의 자식 생명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용병이 아닌 국민계병제에서는 그 부모님으로부터 소중한 생명을 위탁관리하는 것이다.

충성경쟁 하듯 순직서약서를 쓰고 활동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특수부대가 누구를 기쁘게 하고 누구를 슬프게 하는지 이제는 냉철하게 되돌아 볼 시기도 됐다. 민요 아리랑과 도라지를 같이 부르는 푸른 제복을 입은 사나이들의 세계가 이렇게 비열하고 냉혹할 수 있을까?

민주주의 산실인 그리스에서는 70년대 중반 정신과 의사들이 의기투합해서 독재자의 끔찍한 정신이상을 고발하여 민주주의 정착에 앞장서기도 했다. 부패로 인해 대륙을 빼앗긴 대만 통치부는 무서우리만치 정치와 공직 내부사회의 엄격한 비밀감찰로 기강을 살려 거대한 대륙 중국과 맞서고 있다.

이번 천안함 사고로 전사한 46명의 용사들을 헤아리니 결혼도 못한 총각이 29명, 아들이 없어 직계의 제사가 끊어질 집안이 25세대였다.

그들은 목숨을 팔아 싸움으로 연명하는 검투사 같은 존재가 아니라 조국방위와 민족화합을 안착시키기 위해 신성한 임무를 수행 중이었고 민족장래의 기둥감들이었다. 이번 기회에 비대칭 전력을 강화하고 서해의 해로도 작성하며 나아가 예비군사령부를 신설하여 안보시스템을 한 차원 더 높게 격상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정치철학의 대표격인 맹자 양혜왕편에는 다음과 같이 엄숙히 지적했다.

"살인을 좋아하지 않는 자가 능히 하나로 통일한다.(不嗜殺人者 能一之)"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