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가계대출이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유지하며 700조원에 육박했다. 하지만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겹치며 증가폭은 주춤했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0년 1분기 중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의 올 1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에 비해 4조6000억원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액은 지난해 2분기 13조8000억원, 3분기 14조1000억원, 4분기 16조4000억원 등 가파르게 증가하다 올 1분기 들어 급감했다.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게 축소된 것은 예금은행에 대한 당국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 주택시장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1분기 중 주택대출은 1조8000억원 느는 데 그쳐 지난해 4분기의 3조6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예금은행의 경우는 7000억원에 그쳐 외환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만 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0% 늘었다. 대출 잔액은 2조7000억원 늘어난 144조원.
이는 예금은행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1금융의 벽을 넘지 못한 서민들이 2금융권으로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 규제를 받지 않는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대출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었다"며 "이러한 풍선효과와 더불어 봄철 영농자금 대출이 나간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화점·신용카드사·할부금융사·자동차회사 같은 곳에서 신용카드 등으로 물건을 산 판매신용 잔액은 소비심리 회복에 힘입어 8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에 판매신용을 합한 전체 가계신용 잔액은 739조1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5조4000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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