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외국인이 침체장에서 증권주를 대거 팔아치우는 와중에 유독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만 사들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증권주 가운데 6위 한국금융지주와 8위 키움증권 지분을 각각 40.2%에서 42.3%, 15.8%에서 19.3%로 늘렸다.
반면 시총 1위인 대우증권(9.3%→9.7%)과 삼성증권(19.5%→17.6%)ㆍ우리투자증권(17.2%→14.3%)ㆍ미래에셋증권(19.3%→15.1%)ㆍ현대증권(12.9%→11.8%)은 대부분 크게 줄었다. 늘었더라도 소폭에 그쳤다. 6~10위권인 동양종금증권(9.4%→8.0%)과 대신증권(21.1%→19.3%)ㆍSK증권(1.3%→1.5%)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이 선호하는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은 모두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적극적이다. 긴 안목으로 투자하는 해외 롱텀펀드를 5% 이상 주주로 뒀다는 점도 같다.
시황이 나빠져도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는 차별적 수익원을 보유한 덕분이라고 두 회사는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너인 김남구 부회장이 해마다 3개월씩 해외 금융 중심지를 돌면서 현지 기관 투자자를 상대로 IR을 펼쳐 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호주와 버뮤다 국적 플래티넘ㆍ오비스펀드가 모두 15%에 달하는 지분을 수년째 보유하고 있다"며 "증권가에서는 이를 '김남구 효과'로 평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장기투자 성향인 노르웨이 스카겐AS펀드가 작년 11월 5% 이상 지분을 취득했다"며 "같은해 6월 권용원 사장이 취임하면서 해외 IR을 부쩍 늘린 성과"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외 기관 투자자가 삼성생명 상장으로 금융주 포트폴리오에서 증권사를 줄이고 생보사를 늘린 것을 감안하면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시총 상위 5대사는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해외 투자자가 없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외국인 지분율이 4월 이후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며 "유럽 재정위기 탓에 일시적으로 외국인 비중이 줄었으나 해외 IR을 앞두고 있는 만큼 조만간 예년 수준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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