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지난 27일 울산 공항에서 버스를 타고 약 15분 가량 뒤에 도착한 울산 석유화학단지.
지난 1972년에 설립돼 국내 최초의 석유화학단지라는 명성 답게 지난 38년간의 축적되온 기술과 땀이 함께 녹아든 모습이었다.
사진: 울산 8부두에는 1달에 100만여 배럴의 석유제품을 선적할 수 있다는 세계 최대 수준의 제품 출하 시설이 있다. |
복잡하게 얽힌 철골과 드럼통 모형의 원유저장탱크가 즐비하게 이어진 풍경을 지나 도착한 곳은 수출 실크로드의 출발지점인 울산 부두.
SK에너지의 울산 공장 내에는 1부두부터 8부두까지 총 8개의 석유, 화학제품을 선적할 수 있는 부두가 있다. 특히 6~8부두는 하루에 63만 배럴, 1달에 100만여 배럴의 석유제품을 선적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수준의 제품 출하 시설이다.
앞서 SK에너지는 지난 2008년에 100만 배럴 이상의 석유제품 운반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부두시설을 확충했다. 국내 석유소비량이 일일 200만 배럴임을 감안하면 SK에너지의 울산부두에서는 국내 소비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을 선적하는 셈이다.
이 회사는 지난 5년간 5억 배럴의 휘발유, 경유, 벙커C유 등의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5억 배럴은 우리나라 전체 국민이 8개월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지난 5년간 수출한 화학제품도 2500만t, 금액으로는 27조원의 규모에 이른다. 수출 신장세에 따라 올해 SK에너지 전체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은 57%를 육박하고 있다.
이러한 수출신장의 동력으로 활용된 해상 출하시설의 규모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이다. 8부두에 정박하는 원유선은 32만5000t 규모로 배를 세우면 서울 63빌딩보다 1.3배가 높다. 가장 큰 원유 저장탱크 역시 50만 배럴을 보유할 수 있는 크기다. 1.8리터 생수병을 약 4400만개를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육지의 석유제품탱크에서 바다 위의 석유제품 운반선으로의 석유제품 선적은 별도의 파이프라인인 로딩암(Loading arm)을 통해 이뤄진다.
정대호 SK에너지 출하2팀장은 "로딩암은 꺾여진 형태를 하고 있어 사람의 관절처럼 자유자제로 움직일 수 있다"며 "파도가 칠 때 선박중에 생기는 흔들림으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부두의 가장 끄트머리에 위치해있는 SK에너지 제 8부두에서는 총 3기의 로딩암이 동시에 석유제품 운반선에 연결돼 선적 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국내에서 로딩암 3기를 동시에 연결해 사용하는 곳은 SK에너지 울산사업장의 8부두가 유일하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3기의 로딩암을 동시에 사용하면 100만 배럴을 선적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6시간으로 단축된다. 2기를 사용할 때 40시간이 걸리는 것에 비해 절반 가까이 시간이 절약되는 셈이다.
정대호 SK에너지 출하2팀장은 "그러나 로딩암 3개를 연결시켜 작업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며 "제품별, 파이프 크기별, 물량별, 선박 크기별로 석유탱크에서 유조선으로 주입하는 과정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세계 최대ㆍ최고의 선적 인프라와 수출 다변화 정책을 통해 산유국을 포함해 30여개국으로 석유제품 수출이 가능했다"며 "기존 동남아와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되던 석유제품을 미국, 유럽, 호주 등 환경 규제 및 품질 조건이 까다로운 국가로도 수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표정에서 고객의 원하는 수준에 맞게 '개별 맞춤형 수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였다.
각 수출지역별로 황의 함량, 점도의 고저, 옥탄가의 높낮이 등 요구하는 제품의 특성을 고려하는 등 고객의 요구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 했다.
이 결과 지난해 SK에너지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라질, 아랍에미리트 등 전세계 10여개 산유국에 3800여만 배럴의 휘발유, 경유, 항공유 등의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사진: 위에서 바라본 원유선 내부 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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