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AMP]전략적 영업…새로운 제안으로 수요 창출

-나종호 부사장, 국제경영원 CMO스쿨서 방법론 제시

국내 모 제지업체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너가 어느 날 영업관리본부장을 불러놓고 제지 판량량을 월2000t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 회사는 월평균 8000t의 제지를 판매해 왔다. 문제는 월 3만6000t정도의 국내 제지 수요를 6개 회사가 나눠 갖고 있는 상황에서 어느 한 회사가 판매량을 크게 늘리기가 어려운 구조하는 점이다.
예를 들어 가격을 내리면 일단 판매량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경쟁사 중 한솔제지와 같이 자금력을 갖고 있는 회사가 여기에 맞대응하게 되면 시장가격 전체가 무너질 우려가 크다.
고심 끝에 영업본부장은 40여명의 영업사원 중 2명을 기존 영업에서 뺐다. 이 2명의 영업사원은 동서식품, 롯데제과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다. 2명을 기존 영업장으로 가지 말고 백화점과 할인점에 가도록 만들었다. 지하 2층에서 10층까지 오르내리면서 포장이 안 돼 있는 제품을 체크하게 한 것이다. 이 2명이 회사로 복귀하면 체크 한 내용을 가져와 미포장 제품에 포장을 하게 되면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무엇인가 등을 토론을 했다.
이를테면 조사를 담당한 영업사원이 할인점 식품코너에 있는 풀무원 두부를 주의 깊게 봤다. 이 두부는 비닐 포장이 돼 있는데, 포장이 잘 떼어지지 않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불만이었다. 이에 모 제지회사는 이것을 방수가 되는 제지로 교체하는 방법을 고민했다. 제품 샘플을 만들어 풀무원을 찾아가 제지를 사용하게 되면 친환경적이고 원가도 내려가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풀무원과 같은 새로운 거래처를 개척해 제지 판매량을 늘릴 수 있었다.
이른바 제안영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 것이다. 나종호 부사장(한경희생활과학)은 전경련 부설 국제경영원이 진행하는 글로벌 CMO 스쿨에서 제안영업의 중요성을 포함해 성과향상을 위한 영업관리 포인트를 제시했다.
목표를 크게 제시하는 것도 성과향상을 위한 영업관리 포인트 중 하나이다.
나 부사장은 “가능하면 부하 직원에게 목표를 크게 주어야 한다”면서 “5% 상향 목표를 줄 때와 30%의 목표를 줄 때는 다르다”고 말했다. 즉 5%를 주면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유로 어려하다가도 오히려 30%는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는 보는 틀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산에 올라갈 때와 지리산에 올라 갈 때의 마음가짐이 다른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 매일같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각 팀별로 목표를 게재한 자료를 보면서 목표달성이 안 됐으면 그 원인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미다.
나 부사장은 “지금의 영업은 일종의 마케팅”이라며 “과거의 푸시영업, 즉 몸으로 때우는 것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원들에게 어떤 전략으로 달성한 것인지를 체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전략은 구체적인 것이 좋다. 주간단위 또는 제품 아이템 단위 및 영업채널별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이마트에서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하면 이마트의 점포수가 몇 개이고, 어떤 제품을 어느 점포에서 몇 개를 팔아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영업의 성공사례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제품이 나왔을 경우 처음부터 전국의 유통망에 다 진열하려고 하면 힘이 든다. 그래서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할인점에 진출해야겠다고 정하면, 이마트 중에서 가장 매출이 높은 지역이 어딘지 알아본다. 그곳이 가양점이라고 하면 이곳에 가장 우수한 판촉 여사원을 배치하고, 사은품도 사용해서 매출을 높이도록 한다. 통상 한 점포의 1일 매출이 100만원이라고 할 때 집중적인 마케팅으로 이곳에서의 매출은 1000만원 정도 하게 만든 후 이 시연장면을 카달로그 등으로 만들어서 홈플러스를 찾아가는 것이다. 이마트에서 이런 행사를 이렇게 했더니 1000만원 팔았다라고 하면 힘들이지 않고도 홈플러스 매장 대부분에 들어갈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성공사례의 전파의 힘이다.
목표달성 여부에 따른 분명한 상벌제도도 영업 관리의 포인트이다. 나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한 말 중에 인간이 가진 제도 중에 가장 좋은 것이 인센티브제라고 했다”면서 “상위 20%에게 분명한 인센티브를 주고 하위 20%에게는 분명한 징계를 줘야한다”고 설명했다.
또 나 부사장은 “부하직원과의 대화내용을 메모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목표를 갖고 이야기할 때는 부하직원 보는 곳에서 메모를 하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메모를 하지 않게 되면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어떤 대화를 했는지 기억하기 못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임원이 메모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원들은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는 점도 부연했다.
이 밖에도 나 부사장은 영업관리의 성공을 위해서 솔선수범의 중요성과 경청의 지혜, 칭찬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한편 팀원의 애경사를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지성 기자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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