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경기회복세 꺾이나?

  •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계속 하락, 소매판매·설비투자 일제히 감소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10년 4월 산업활동동향’은 정부가 그동안 호언장담하던 경기회복세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이 날 발표된 ‘2010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경기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광공업 생산 증가 △서비스업 생산 증가 등을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실제로 ‘2010년 4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4월 광공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9% 증가했다.

그런데 지난 3월에는 광공업 생산이 전월보다 1.7%, 지난해 같은 달보다 22.5% 증가해 광공업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4월 서비스업 생산도 전월보다 0.2%,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4월에 101.1를 기록해 전월보다 0.5 포인트 상승했다.

하지만 ‘선행종합지수’를 비롯해 소비나 투자 등의 지표는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기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임을 시사했다.

먼저 4월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1.4%)는 증가했지만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7.0%)의 판매가 부진해 전월보다 1.7%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지난 3월에는 전월보다 1.2% 감소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기저효과 등으로 줄어 전월보다 5.9% 감소했다.

건설에서도 건설기성과 건설수주 모두 감소했다.

4월 건설기성은 건축과 토목공사가 부진해 전월보다 7.0%, 지난해 같은 달보다 5.4% 감소했다.

건설수주도 토목공사(공공부문의 도로·교량, 철도·궤도 등)에서의 기저효과로 인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6% 감소했다.

4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82.2%로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할 수 있게 해 주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올해 들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것.

4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8.5%를 기록해 전월보다 1.2% 포인트 떨어졌다.

선행지수 전년동월비는 지난 1월 11.3%, 2월 10.3%, 3월 9.7%를 기록했다.

4월 선행종합지수도 127.1를 기록해 전월보다 0.2 포인트 하락했다.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소비와 투자도 하락한 것은 정부가 말하는 경기회복의 근거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천안함 사고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태인 전 비서관은 “현재 부동산을 보유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은행 등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입했다”며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면 이들이 소비를 줄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전 비서관은 “하반기에는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참고로 정부는 올 상반기에 2010년 예산 중 주요 사업비의 60%를 집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선행지수 전년동월비와 소비와 투자가 하락한 것은 지난해 경기가 워낙 나쁜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떨어진 것에 기인한다”며 “경기회복세가 꺾인 것이 아니고 우리 경제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leekhy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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