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메모리반도체, 투자 확대로 주도권 강화

(아주경제 감혜림 기자) 최근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반도체 투자 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하이닉스가 반도체 투자금액을 상향 조정,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주도권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국내 양사의 이같은 투자는 2007년부터 가격경쟁 등 ‘치킨게임’을 통해 구축한 반도체업계의 소수 강자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따라서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절대 강자의 지위를 굳힐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 투자 확대...삼성 11조, 하이닉스 3조

하이닉스 반도체는 31일 당초 2조3000억원이던 올해 투자금액을 7500억 늘어난 3조500억원으로 확대 발표했다. 투자는 D램과 R&D 분야에 집중되며 미세공정 전환을 통해 원가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지난 17일 올해 투자규모를 기존 발표보다 2배 많은 11조원으로 상향조정했다. 16라인 증설과 30나노급 D램 공정 전환 등에 9조원, 시스템 LSI 부문에 2조원을 투자한다.

세계 D램 시장 1, 2위인 양사의 올해 투자금액은 총 14조원에 달한다. 이 같은 투자확대 배경은 수요와 공급 측면 모두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PC·스마트폰·태블릿PC 등 신규 제품군에서 D램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또 50나노대 이하의 미세 공정이 필수화되면서 신규 공정 전환이 늦어져 D램 공급이 제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의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 세계 D램 거래액은 95억 달러로 지난해 4분기 87억 달러에 비해 9.7%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34억달러, 2분기 35억달러 등 6개월치를합친 것보다 늘어난 수치다.

또 양사의 투자는 공정 고도화에 집중됐다. 생산력 향상과 원가절감을 위한 것.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증설은 메모리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장기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의 거센 추격, 공급과잉 우려 해소가 난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숙제도 있다. 지난해와 올해 초 경쟁사인 인텔·마이크론·엘피다 등도 미세 공정 제품 양산 및 투자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잇단 투자가 결국 공급과잉을 불러와 반도체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상황에 따라 반도체 업계가 또 다시 치킨게임을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느긋한 입장이다. 양사 모두 미세공정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이다. 특히 양사는 40나노급 공정전환을 이미 진행하고 있어 해외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수율과 가격 경쟁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이 늘어나도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떨어지는 가격만큼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하이닉스 관계자도 "미세공정전환 가속화 및 차세대 제품 개발역량 집중으로 경쟁사들과의 원가 및 기술 경쟁력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정보기술(IT) 분야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와 IC인사이츠는 각각 올해 반도체시장을 지난해보다 30.6%,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두 기관 모두 국내기업의 주력제품인 D램 시장의 성장을 70% 이상으로 예측했다.

kam8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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