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두 번의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사례를 살펴보면 선거 자체가 주식시장의 동인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다. 선거 전 한 달간 증시가 상승세를 탄 경험은 50%(2회)이지만 선거 후에는 아직 같은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주식시장의 큰 흐름은 단기적인 정치 이벤트보다는 경제 전반적인 환경과 현실을 더 충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이번 6ㆍ2 지방선거 이후 정책적인 방향이 업종별로 온도차이를 발생시킬 가능성은 남아있다. 각론적인 접근으로 들어가 볼 필요는 있다는 얘기다. 지방선거 이후 관심을 끄는 이슈는 세 가지 정도로 판단된다. 정부(G) 규제와 가격(P) 변화, 구조조정(R) 추이가 그것이다.
우선 정부 규제의 경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정부의 규제완화가 기대되는 반면, 은행세 도입과 같은 규제가 강화되는 이슈도 제기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부 규제의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다. 부동산 관련 규제완화는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로서 '분양가 상한제'와 '양도세 감면 연장'이 관심대상이지만 보금자리주택과의 경쟁상황과 분양가 대비 시세 격차를 감안하면 건설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 하나의 이슈는 은행세 도입과 같은 규제 강화다. 은행세는 주요 20개국(G20)과 의제에 대한 보조를 맞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달 초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구체적인 협의가 진행되면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논의 중인 0.15%의 세율을 적용하면 국내 은행의 올해 예상 세전 이익에 대한 영향은 2.8%수준으로 미미한 데다, 외국계 은행의 과도한 단기 외채도입을 차단하는 일부 긍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가격 변화와 관련해서는 가격인상을 제한했던 압력이 감소할 것이다. 공공재 성격을 보유하고 있는 제품 중에서 올 들어 원재료 가격상승으로 마진감소 압력을 받았던 유틸리티ㆍ음식료ㆍ소재ㆍ제지업종의 숨통이 트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구조조정 스토리다. 선거 이후 한동안 미뤄져 왔던 구조조정이 재개될 것이다. 6월 건설사 신용등급평가는 과거보다 엄격하게 진행될 것이 예고되고 있다. 2008년 4분기부터 지난해 1분기에 걸쳐 진행됐던 1차 건설사 구조조정과 비슷한 옥석가리기가 기대된다.
채권단 어깨에 걸려있는 구조조정은 우량종목을 중심으로 건설업종과 은행업종 주가회복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건설사에 이어 해운사와 부실 조선사의 구조조정도 뒤따를 것이다.
6월 주식시장은 남유럽사태의 진전속도에 발맞춰 반등의 기회를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선거 이후 정부규제ㆍ가격 변화ㆍ구조조정 스토리가 가동된다면 턴어라운드 업종과 종목으로 자연스럽게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관심 대상은 △낙폭 과다 △실적 개선 △밸류에이션 매력을 겸한 업종과 종목으로 압축된다.
연초대비 업종별 주가추이를 살펴보면 운송ㆍ자동차ㆍ조선ㆍ화학ㆍIT 업종이 코스피 대비 견조한 상승을 보인 반면, 은행ㆍ에너지ㆍ소재ㆍ건설업종은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였다. 실적개선 속도와 밸류에이션을 감안한다면 은행ㆍ에너지ㆍ소재의 비중확대와 건설주의 '트레이딩바이' 전략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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