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 칼럼] 하반기와 내년 주식시장 전망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2008년 정점을 기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리스와 헝가리 등의 재정위기가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조금 길게 보면 올해 하반기 및 내년 글로벌 증시의 여건은 그리 나쁘지 않아 보인다.

2010년 하반기 글로벌 경기는 완만한 확장국면 진입이 예상된다. 선진국 소비는 재정긴축에 대한 우려, 높은 수준의 실업률과 가계부채, 은행의 보수적인 대출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신흥공업국의 고정투자가 높은 증가세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내구재 소비도 고 성장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동력이 선진국의 소비지출에서 신흥공업국의 고정투자 및 소비로 이동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의 재정긴축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정부의 정책은 국가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선진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기조는 이어질 것이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금융위기 및 경기침체 여파, 제한적인 물가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기부양적인 금융완화기조는 올해 중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 금융완화 및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과 부동산 과열은 미시적인 정책으로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할 것이며, 소비지출의 상대적인 부진을 감안할 때 전반적인 긴축 가능성은 낮다.

최근 일부 유럽국가들의 재정 위기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추세가 훼손될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그러나 유럽의 재정위기는 일부 국가들에 국한된 문제로, 기타 유럽 및 글로벌 국가로의 확산 가능성은 낮다. 우선 PIGS 국가의 재정위기는 유로존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는 역내 차별화 현상에 기인하고 있다. EMU 체제 하에서는 단일 환율이 적용되지만, 물가수준이 높고 자국 산업의 경쟁력이 낮은 그리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실질환율이 고평가되고, 이로 인해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됐다.

유로존 전체로 보면, 유로화 약세가 수출회복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독일 및 프랑스의 산업생산은 빠르게 개선 중이다. EU와 IMF는 그리스 등 재정위기 확산과 유로화 불안 등을 해소하기 위해 7,500억 유로 규모의 구제안정기금을 설립했다. 또한 유로 16개국(EMU)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6.3%로 미국의 -12.5% 대비 양호한 수준이다.

유로화 리보금리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에도 사상 최저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 이는 2007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금융기관들의 자본건전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대부분의 은행들은 금융위기 이후 자기자본 비율을 높여왔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 급격한 자금회수를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 이번 사태는 리먼 브라더스 파산의 경우와 다를 수 있다. 그 때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자기자본 비율이 감소하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해 글로벌 신용경색을 야기했다.

일본 역시 재정악화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경우, 국가채무의 대부분을 일본 국내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어 재정적자 문제가 대외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지기 힘든 구조다. 2009년 말 기준 일본 국가채무의 93.8%를 일본 자국민이 보유하고 있습니다(G7 주요 선진국은 국채의 30~50%를 외국인이 보유). 또한 일본은 무역수지 흑자와 해외투자 성과로 창출되는 소득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의 흑자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다. 이는 경상수지 흑자는 민간부문의 저축 초과로 정부부문의 저축 부족분을 보충하고 남은 상태를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올해 하반기 및 내년 주식시장은 조정은 있겠지만 하락 추세로의 전환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 최근 나타나고 있는 남유럽 재정위기 등은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의 잔재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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