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서울 송파구 문정동 동남권유통단지(이하 가든파이브)가 '4전 5기' 끝에 10일 개장한다.
당초 청계천 상인들이 입점할 예정이었지만 계약률과 입점률이 저조하자 이랜드그룹의 NC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등 대형업체들을 입점시키면서 개장에 탄력이 붙었다.
하지만 이마트가 들어갈 예정인 '다블록' 입점률은 여전히 30%를 밑돌고 있어 '반쪽짜리' 개장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8일 SH공사와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가든파이브 전체 입점률은 50%다. 가블록(라이프관) 55%를 비롯해 나블록(웍스관) 89%, 다블록(툴관) 26% 등으로 여전히 저조하다.
◇개장 1등공신 '대기업 덤핑 통매각'
가블록에는 유통·판매시설이 들어선다. 이랜드그룹의 직매입 백화점인 NC백화점이 입점하면서 공식 개장에 큰 힘을 보탰다. 1200여개의 점포를 한꺼번에 사용하게 돼 그동안 31%에 머물던 입점률을 50%대로 끌어올린 1등 공신인 셈이다.
나블록은 아파트형 공장으로 지어졌으며 계약률과 입점률 모두 양호하다. 문제는 다블록으로 청계천 공구상인을 타깃층으로 삼았으나 고분양가 등으로 SH공사가 상인들의 신뢰를 얻는 데 실패하면서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청계천 상인 A씨는 "개장에만 급급한 SH공사가 당초 취지와는 맞지 않게 대기업에 통매각 방식으로 점포를 넘기면서 기입점한 상인들의 피해가 막심하다"며 "동남권 최대 공구상가를 목표로 했던 툴관의 경우 이마트, 스파 등으로 인해 성격 자체가 모호해 졌다"고 말했다.
상인 B씨 또한 "상인들에게 고분양가를 제시했던 서울시와 SH공사가 기업에겐 저렴하게 공급을 하면서 일반 사무실이 대부분의 점포를 채우는 실정"이라며 "가블록은 부동산중개업소만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몫이 좋은 1층은 대기업의 전자대리점이 입점을 추진하는 등 상인들이 발붙일 곳이 없다"고 덧붙였다.
SH공사 측은 "계약률과 입점률이 저조해 그동안 4차례나 개장을 미뤘지만 대형 업체 유치로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다"며 "향후 상권활성화를 위해 문화 이벤트를 벌이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풀어야 할 난제 산적
전문가들은 가든파이브의 정식 개장을 놓고 "아직은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여전히 전문매장의 입점률이 저조한 데다 청계천 상인들의 입주를 성사시키지 못해 빈 점포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앞서 분양을 마친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경기 침체와 다소 낙후된 상권이라는 불리함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개장을 마쳤다. 서울 서남권 광역 상권화에 대한 확실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상권 형성에 성공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든파이브 역시 대기업에 의지하는 상권활성화 보다는 좀더 적극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대원상가정보연구소장은 "우여곡절 끝에 대문을 활짝 여는 가든파이브의 본격적인 운영 게임은 지금부터"라며 "가든파이브의 외형적 가치 못지않게 정작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전문상가 상인들의 영업 수익 확보를 위한 운영자측의 노력과 세밀한 관리"라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타임스퀘어의 성공적인 임대모집과 개장에서 말해주듯 유통의 기본은 상권"이라며 "가든파이브의 성공을 위해서는 하드웨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상권형성을 위한 입점업종 및 모객 계획과 구체적인 상권 활성화전략 등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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