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그럼 제가 5선이 되는 겁니까”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당내 의원들의 의원직 복귀 요구에 돌려 표현한 수락 의사에는 여유로움이 뭍어났다. 지난해 7월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발해 의원직 사퇴를 내고 원외에 머물러온 지 1년 여만이다.
정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를 통해 국방위원회 소속이 되면서 본격적인 국회 활동을 시작했다.
6·2 지방선거에서 정 대표가 민주당의 승리를 이끈 것으로 평가됨에 따라 본격적인 원내활동에 발판을 디딘 셈이다.
선거 이후 정 대표의 행보와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선거가 끝난 직후 정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았고 봉하마을로 내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방문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8일 아침 라디오 연설에서는“국민이 오만한 권력을 준엄하게 심판하면서 민주당에 앞으로 지켜보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선거혁명”이라며 “국민이 어렵게 만들어주신 기회를 반드시 제대로 해내겠다”는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선거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한나라당에 패배할 경우 입지가 불안해 질 것으로 예상된 정 대표의 당내 입지는 이제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될 만큼 확고해졌다.
이번 기회를 제대로 해내겠다는 그의 발언처럼 이번 승리를 정국의 주도권으로 잇기 위한 발걸음도 빨라졌다.
그는 “공동지방정부를 구성하고 다른 야당과 시민사회의 참여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야권연대 강화 방안을 본격화 했다.
그러나 정 대표의 앞날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당내 비주류 의원들과의 분쟁 조정에 앞장서야 하고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해 갈리는 의원들 간의 의견 조율에도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전날 열린 의원 민주당 워크숍에서 당내 비주류 의원들은 “선거에서 이겼다고 해서 모든 문제를 덮고 넘어갈 수 없다”며 “서울, 경기 광역단체장 패배는 제대로 된 경선 없이 당심과 민심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뼈아픈 실책”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대표는 4대강 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입장이지만 당내 일부 의원들은 이미 공사가 진행된 현실 등을 고려해 속도조절을 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6·2 지방선거 승리로 당내 입지를 굳히긴 했지만 오는 7월이나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 전까지 당내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정 대표의 앞날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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