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의 해외건설공사 수주실적을 기록한 이후 올해 수주 목표를 크게 늘렸지만 상반기가 거의 끝난 현재까지의 초라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중견건설업체나 엔지니어링사는 해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며 수주 실적을 늘리고 있어 대조를 이뤘다.
◆ '빅5' 올해 목표의 25% 수주에 그쳐
9일 국토해양부 및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현대건설·삼성물산·대우건설·GS건설·대림산업이 기록한 해외 수주액은 약 85.2억 달러다. 이는 5개 건설사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 341억 달러의 25%에 불과한 성적이다.
개별기업으로는 GS건설의 상황이 가장 심각하다. GS건설은 올해 해외에서 약 54억 달러(한화 6조1000억원)을 따낸다는 목표다. 하지만 현재 실적은 1.9억 달러로 목표의 4%에 불과하다.
대림산업은 올해 40억 달러를 해외 수주 목표로 정했지만 현재까지 4.7억 달러 수주에 그치고 있다. 대우건설의 수주 실적도 올해 목표의 19%에 불과하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건설)의 사정은 조금 나은 편이다. 현대건설은 올 초부터 현재까지 총 50억 달러를 해외 시장에서 수주했다. 올해 목표의 42%를 기록 중이다. 삼성건설은 올해 목표로 한 82억 달러의 40%인 33억 달러를 벌었다.
현대건설과 삼성건설의 성적이 비교적 양호한 것은 총 186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한국전력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수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까지 나서서 수주한 UAE 원전 공사 수주액을 제외하면 현대건설이 19억 달러, 삼성건설이 8억 달러로 다른 업체와 상황이 비슷하다.
◆ 엔지니어링·중소건설사 성적은 양호
올해 상반기 대형 건설사의 해외 수주 실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대표 엔지니어링사와 중소건설사는 해외 시장에 활발히 진출하며 수주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93억 달러나 벌어들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도 8억 달러 규모의 UAE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공사를 수주하는 등 총 26억 달러 수주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밖에 현대엔지니어링, 대우엔지니어링, 현대중공업 건설부문 등도 중동, 동남아시아 지역 플랜트를 수주하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중소건설사도 해외 틈새 시장을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 초부터 현재까지 국내 중소건설업체의 해외 진출 기업은 총 205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0개 업체보다 크게 늘었다. 계약건수도 지난해 동기의 195건보다 7% 늘어난 222건을 기록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유럽이나 중국 등 경재 업체들의 공세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건설사의 기초 체력이 충분하고 수주가 확실시되는 공사 규모도 200억 달러에 가까운 만큼, 하반기에는 대형 건설사의 수주가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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