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늦어져도 MSCI에 끌려가서는 안 된다."
증권가는 MSCI 요구대로 지수사용권을 내주고 코스피를 선진지수에 넣는다면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9일 MSCI는 코스피에 대한 선진지수 편입여부를 오는 21일(중부유럽 서머타임 기준)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MSCI선진지수 편입 조건 갖췄나
증시 전문가들은 편입 가능성에 대해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하드웨어'는 갖췄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MSCI선진지수 편입 요건은 크게 경제발전 정도, 시장 규모와 유동성, 시장 접근성에 대한 평가 3가지이다. 작년 6월 평가에서 한국은 경제발전 정도와 시장 규모 및 유동성 조건을 모두 만족했다.
게다가 MSCI와 라이벌 관계에 있는 파이낸셜스톡익스체인지(FTSE)가 이미 2008년 9월 한국을 선진지수에 편입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자체에 대한 조건은 기본적으로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올해 편입 가능성 '높지 않다'?
MSCI측은 선진지수 편입 조건으로 지수사용권과 외국인 등록제 개선 외환 거래 규제 수위(원화 교환 제약) 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작년 6월 평가에서도 한국은 시장 접근성에 대한 세부 기준 중 5가지에 미흡해 선진지수 승격이 불발됐다. 여전히 정책당국은 제도 변경에 대해선 '의사 없다'고 못을 박은 상태다.
앞서 MSCI선진지수 편입이 똑같은 이유로 실패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한국을 선진지수로 편입할 지는 여전히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글로벌 증시에 한국 증시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 등을 감안하면 이번이 아니라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MSCI vs 韓 누가 고개 숙이나
MSCI와 한국 정책당국 중 애가 타는 쪽은 어느 쪽일까. 전문가들은 MSCI측이 먼저 손을 두손을 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앞서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될 당시에도 FTSE측이 지수사용권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데 합의했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과거 MSCI측 조건을 수용했다가 거래량 부족으로 고전했던 사례를 감안하면 정책당국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최근 글로벌 지수들이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편입하는 추세인데 MSCI만 한국을 계속 이머징 시장에 놔두면 이는 MSCI지수에 대한 신뢰도를 급감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MSCI선진지수 편입 효과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들 중 하나는 외국인 자금(달러) 유입인데, 현재 한국 외환보유액은 2700억원 수준에 달하고 있어 급할 것이 없다"며 "게다가 이달 하순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는 씨티 글로벌국채지수(WGBI)에 한국채 편입이 결정되면 해외 유입자금 규모는 MSCI선진지수로 '격상'되는 것보다 높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편입 불발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도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만약 MSCI선진지수 편입이 또 불발돼도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앞서 두번이나 낙방한 경험이 있는데다 실패 이유가 한국 증시의 펀더멘털 측면이 아닌 MSCI측 요구조건 수용 여부 문제였다는 것을 시장도 알기 때문에 큰 파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