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10일 오후 3시 30분. 도쿄 신주쿠에 위치한 주일한국대사관 한국문화원 앞에는 일본인 300여명이 긴 줄을 만들었다.
이날 열린 '신 아시아 시대의 소프트파워' 문화강연에 참석하기 위한 행렬이었다.
잠시 뒤, 인파는 속속 문화원내 한마당 홀로 입장했고, 한마당 홀에서는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라는 흥명난 판소리 가락이 가야금 음률에 섞여 흘러나왔다. 춘향가의 '사랑가'였다.
일본인 관객들은 흥겨운 박자에 귀를 쫑긋 세우고 어깨를 들썩였다. 이어진 판소리 홍보가 '박타령'을 듣고는 흥미로운듯 입꼬리를 올렸다.
새타령과 진도아리랑이 흘러나올 때는 '아리랑' 가락에 맞춰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도쿄 한복판에 울려퍼진 우리내 가락에 일본 시민들이 함께 호흡한 것이다.
명창을 선사한 인간문화재 안숙선씨와 5명의 명인들에게는 뜨거운 박수가 이어졌다.
그동안 대중가요와 드라마에만 국한됐던 한류열풍이 최근에는 전통 문화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 설치된 문화원에는 일본인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각종 문화 및 전시 행사에도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관객들은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문화에 대한 지식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처럼 뜨거운 관심이 무질서로 이어질까 걱정한 일본 경시청도 질서 유지를 위해 20여명의 경찰 인력을 특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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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문화원이 지난 2008년부터 실시한 '한국가요 콘테스트'에는 매년 10대 청소년부터 80대 노인들까지 참가해 다양한 장르의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다. 이 대회에는 매년 정원을 넘어서는 일본인이 참가신청을 내 본선 진출자를 선별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현지 관계자 반응이다.
이 같은 열기가 이어지며 주일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5월 한국문화원을 지하 1층, 지상 8층의 최신식 건물로 신축했다. 이는 미국·이탈리아 문화원 등과 더불어 일본내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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