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새내기, 그들은 어떻게 ‘삼성맨’이 되는가?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삼성맨’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지역이나 대학, 군대 등 출신을 의미하는 고유명사는 있지만 특정 기업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그 소속을 지칭하는 고유명사는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낯설기만 하다.
 
하지만 삼성 직원들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 역시 ‘삼성맨’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삼성맨’이라는 단어는 때로는 선망의 의미로 때로는 비아냥거림의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이한 것은 임원부터 입사 1년도 채 안된 신입사원에 이르기까지삼성 직원들은 삼성맨이라는 단어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삼성 소속임에 자긍심을 갖게 되는 것일까? 먼저 세계일류 기업인 삼성의 일원이라는 뿌듯함과 안정적인 직장, 풍족한 급여가 그 중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다.
 
대졸 공채 입사 전형부터 삼성은 서류지원 자격을 선별적으로 배부한다. 지원 장벽을 제시함으로써 삼성에 지원한 인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 이후 삼성은 서류심사와 SSAT(삼성직무적성검사), 4차례에 걸친 종합면접 등을 통해 최고의 인재들을 선별한다. 이러한 관문을 통과한 만큼 조직에 대한 충성도와 자부심은 더욱 높아진다.
 
입사 이후 한 달가량 진행되는 합숙교육을 통해 이들 새내기들은 풋내기 대학생에서 ‘프로패셔널’한 삼성맨으로 변화한다. 삼성의 교육과정은 정부기관은 물론 해외 기업들까지 벤치마킹할 정도다. 지난 수년 동안 삼성은 중국 공산당의 엘리트급 주니어 간부들을 위탁교육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 5년차 직원은 “합숙기간 동안 삼성의 철학과 역사 뿐 아니라 비즈니스 예절과 상식, 팀워크  등 다양한 교육을 받으면서 스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합숙이 끝나면 삼성 계열사 직원들은 서로 기수를 따질 정도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한다”고 설명했다.
 
합숙 이후에도 삼성맨이 되기 위한 담금질은 계속된다. 먼저 하계 수련회를 대비한 공연 준비가 진행된다. 공연팀에 선정되는 것은 조직의 인정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의 한 인사 관계자는 “삼성은 장래가 촉망되는 직원들에게 더 많은 교육을 시킨다”며 “두달에 달하는 공연 준비는 이들이 회사에 대한 소속감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끼가 있으면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신입사원들을 우선선발한다”고 설명했다.
 
일선 배치 이후에도 각 계열사와 부서에서의 교육이 계속된다. 아울러 주니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지역전문가제도’ 등 다양한 학습기회가 주어진다. 이러한 교육기회를 많이 받을수록 그 직원은 유능한 인재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짧게는 수년, 길게는 십수년에 걸친 담금질을 통해 이들은 진정한 ‘삼성맨’으로 변화한다. 물론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면서 일부는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남아있는 직원들은 향후 간부·임원·경영진으로 성장하기 위한 경쟁에 나선다. 삼성 역시 ‘성과가 잇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을 엄격히 지키며 이들의 선전을 독려한다.
 
특히 삼성은 인맥과 학연 등 소위 ‘연줄’을 악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에 대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은 삼성맨으로서 자긍심과 책임감, 충성심을 갖게 된다. 특히 삼성은 직원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 고위급 인사 뿐 아니라 1~2년차 사원들도 조직의 부정적인 면을 발설하지 않는다. 성과에 따른 보상과 투명한 인사, 합리적인 경영 등을 통해 이들 삼성맨의 가슴에는 ‘푸른 피’가 흐르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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