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자유무역지대 형성이 눈앞에...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과 대만이 경제협력기본협정(ECFA·Economic Cooperation Framework Agreement) 체결을 눈 앞에 두고있다.

중국과 대만은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ECFA 3차 협상에서 양안 간 경제 및 무역관계 증진을 위해 상호 관세를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상무부 대만·홍콩·마카오사(司)의 탕웨이(唐煒) 국장은 대만 경제부 국제무역국 황즈펑(黃志鵬) 국장과의 회의를 마친 후 “세부사항은 아직 논의 중에 있지만 관세 인하에 관한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세부적인 품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만으로 수출되는 자동차부품·석유화학·기계류 등 200여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인하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탕 국장은 “대만은 풍부한 자본·선진기술·풍부한 경영노하우·광대한 해외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고, 중국은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그리고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시장을 가지고 있다”면서 “ECFA는 양안 모두에 커다란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양안 간 교역액은 올해 1분기에만 전년도 대비 68% 증가했으며, 대만 투자도 45%나 증가했다.

대만 정부도 빠르면 이번 달 안으로 중국과 ECFA를 체결할 것이라고 발표해왔다.

대만 마잉주(馬英九) 총통은 중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간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이 올해 발효된 이래 줄곧 중국과의 경제 및 무역관계를 증진해야 한다고 주창해왔다. 중국은 현재 대만의 최대 무역파트너임과 동시에 최대 투자대상국이다.

스탠다드 차터드 그룹의 푸밍차이(符銘財·Tony Phoo) 이코노미스트는 “양안간 무역협정은 상호교류를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최소 1-2년간 특별우대관세 대우를 제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시대에 날카롭게 대립했던 중국과 대만은 2008년 5월 국민당의 마잉주 정권이 출범한 이래 본격적인 화해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대만 둥우대학(東吳大學) 정치학과 류비룽(劉必營·Liu Bih-rong) 교수는 “대만은 반드시 중국과 ECFA를 체결해야 한다”면서 “이는 대만 경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ECFA 체결은 양안 간 관계가 회복되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향후 FTA 체결을 위한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12월 개최된 제4차 양안회담에서 중국과 대만은 ‘농산품검역협력’·’공산품표준계량협력’·‘어선선원노무협략’ 등 3개 협정을 체결해 농어업 및 공산품 영역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11월에는 은행·보험·증권 등 금융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장빙쿤(江丙坤·Chiang Pin-kung) 양안 해협교류기금회 회장은 지난 2월 “중국과의 협정체결은 대만 경제발전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면서 “이를 통해 대만은 지역 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는 역내 다른 국가가 중국과 무역협정을 체결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만내에서는 ECFA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고 있다.

ECFA 체결에 반대하는 한 대만 인사는 "이번 협정으로 저가의 중국 제품이 대만으로 들어와 대만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며 훗날 중국에 정치공세를 위한 길을 터줄 것"이라며 비난했다.

대만의 제1야당 민진당은 이달 26일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대만-중국 간 ECFA 체결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류 교수는 “설령 향후 대만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진행되어온 노력을 완전히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03년 홍콩·마카오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체결에 이어, 대만과는 무역거래를 자유화하고 경제교류를 대폭 확대하는 일종의 FTA인 경제교류 기본협정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대만이 ECFA를 체결할 경우 중국 대륙·대만·홍콩·마카오를 연결하는 하나의 중화권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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