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바다도 우리가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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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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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ㆍ해운ㆍ선박금융 등 해양산업에서 영향력 늘려
-국내 기업들의 고민도 커져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세계의 공장' 중국이 해양산업에서도 신흥 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ㆍ해운 업체들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중국 금융기관도 자국 업체에 치중한 금융정책에서 벗어나, 선박금융 분야에서 재정위기로 궁지에 몰린 유럽 은행들을 대신해 '큰 손'으로 부상하고 있다.

세계 3대 해운지 '트레이드윈즈(TradeWinds)'가 지난 8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해운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웨이지아푸(魏家福) 중국원양운수그룹(COSCO) 회장이 2위에 선정됐다.

트레이드윈즈는 중국은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세계 해운업계에서 영향력을 증대하고 있다며 웨이지아푸 회장은 가장 영향력 있는 선사 COSCO의 수장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세계 5위 해운 강국인 한국이 18위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올린 것과 비교되면서 최근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중국 해운업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순위에서 맨 윗자리에 오른 '탱커의 제왕' 존 프레드릭센(John Fredriksen) 조차도 "중국은 엄청나게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며 "세계 해운업계의 다음번 큰 인물은 중국에서 배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선사들은 유럽과 일본이 양분한 글로벌 해운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해운컨설팅 업체 'ASX 알파라이너'가 지난 3일 발표한 '세계 10대 선사' 가운데 중국 업체인 COSCO와 중국선적컨테이너라인(CSCL)은 각각 7위, 10위에 올랐다.

중국(1억187만 DWT)은 국가별 선복량에서도 지난 1월 한국을 제치고 그리스(1억8754만 DWT) 일본(1억8319만 DWT) 독일(1억413만 DWT) 등을 제치고 4위에 올랐다. 전년도보다 2계단 상승한 수치.

또 유럽 선사들이 오랜 기간 세계 해운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인 선박금융 시장에서도 장강(長江)의 물결이 거세다. 아직은 금융기법이 발달하지 못해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중국 은행들이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유럽 선사들을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중국개발은행(China Development Bank) 중국수출입은행(Export-Import Bank of China) 중국공상은행(Industrial and Commercial Bank of China) 등 국영 기관들은 이미 세계무대 진출을 공언했다. 대형 민영은행들도 선박금융시장에 나설 채비를 마쳤다.

국내 시중은행 선박금융 담당자는 "현재는 중국 은행들로부터 융자를 받으려면 어떤 형태로든 자국과 연관성이 있어야 된다"면서도 "중국 은행들은 조만간 이런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은 선박들에 대한 건조자금을 지원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중국 조선업계는 '자국 업체 몰아주기'를 배경으로 한국을 따돌리고 수주잔량 기준에서도 세계 1위에 올랐다.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중국 수주잔량은 3150척ㆍ5316만8269CGT(표준화물선환산t수)로 1758척ㆍ4949만5799CGT에 머문 한국을 추월했다.

국내 대형조선소 관계자는 "중국의 수주는 중저가 선박에 머물고 있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는 한국이 앞서있다"면서도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중국 내 고가 선박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ㆍ해운업체들 그리고 금융기관들이 중국의 질주에 맞서 새로운 시스템과 제도를 고민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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