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약세로 日 울고 韓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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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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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유로화 약세로 일본 수출기업 주가가 급락한 반면 국내 관련주는 오히려 반등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주요 증권사는 일본 수출기업에 대해 유로화 약세 탓에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국내 수출주는 세계적 악재에도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日 유럽권 수출 비중 높아=남유럽발 재정위기가 일본 수출 기업 주가를 크게 뒤흔들었다.

이날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소니의 주가는 그리스재정위기가 본격화된 지난달 6일부터 이날까지 17.34% 떨어졌다. 대표적인 자동차 수출 기업인 혼다자동차도 같은 기간 동안 12.92%, 닛산자동차 역시 17.15% 하락했다.

일본 게임 전문 업체 닌텐도사도 유럽시장에서 판매가 34% 증가했으나 주가는 동기간 20.00% 하회했다. 카메라 수출 기업인 니콘과 일본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드반테스트도 각각 20.72%, 9.01%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 저널(WSJ)지는 유로화 약세로 전자업체인 소니, 샤프와 자동차 업체인 마쯔다 자동차 등 특히 유럽권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타격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전체 매출의 23%를 유럽에서 거둬들이는 소니는 유로가 엔화에 대해 1엔 떨어질 때마다 연간 영업이익이 70억엔씩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소니는 2010회계연도에도 전체 매출에서 유럽이 4분의 1을 차지했다.

오네다 노부유키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실적 발표 자리에서 "그리스 재정위기를 실적전망에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유로가 현 수준을 유지하면 부정적 영향을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유로화 하락과 상대적인 엔화 강세는 유럽 시장에서 일본 제품의 가격을 높게 만들어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리고, 매출액을 일본으로 들여올 때는 엔고 영향으로 환차손을 입게 돼 수출기업들에 이중고를 안겨준다.

미우라 가즈하루 다이와연구소 연구원은 "일본 기업들은 유로 환율에 대해 보수적인 전망을 갖고 있었지만 이같은 보수적 전망은 이제 모두 사라졌다"면서 "결국 일본 기업들이 실적전망을 크게 밑돌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韓 수출주 대외 악재에도 선방=반면 한국의 대표적인 수출 기업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탔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소니의 대표적인 글로벌 라이벌인 삼성전기는 지난달 3일 이후 이날까지 3.21% 주가 상승이 이어졌다. 글로벌 자동차 수출 기업인 현대차와 기아차의 주가도 같은 기간 각각 5.57%, 12.76% 올랐다. 니콘과 해외에서 경쟁하는 삼성테크윈도 16.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유로화 하락에도 당분간 원달러 환율의 약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IT나 자동차와 같은 수출업종이 여전히 유망한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김동하 교보증권 연구원은 "유로화의 약세 기조가 원달러 환율의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과거, 원달러 환율 상승 시 수출업종의 흐름이 양호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 시 IT나 자동차주의 분할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성노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유럽 위기가 사상최고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자동차 메이커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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