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지수연동예금(ELD)의 기대수익률은 괜찮지만 자칫 이자수익을 아예 못 건질 수 있으니 회전식 예금을 알아보시는 것은 어떻습니까?"(국민은행 명동지점)
"ELD요? 곧 금리 오를 수도 있으니, 2~3달 정도 기다렸다가 일반예금이나 적금상품 가입하세요."(농협 논현동지점)
"제가 고객님이라면 ELD 보다는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같은 상품으로 돈을 짧게 굴리겠어요."(신한은행 남대문지점)
ELD에 가입하고 싶다는 기자의 문의에 대한 은행원들의 답변이다.
초저금리 장기화로 은행들이 ELD 상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지만 정작 영업현장에서는 이를 외면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은행과 은행원들의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ELD 상품은 구조상 증시가 떨어져도 은행 손실이 거의 없다. 때문에 은행은 부담없이 ELD 상품을 찍어내 수신을 늘릴 수 있으며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원은 다르다. ELD를 팔았다가 예ㆍ적금 금리가 오르면 고객의 원망을 듣기 십상인데다 ELD는 만기 도래시 재유치가 어려워 개인ㆍ영업점 실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최근 들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ELD의 메리트를 떨어트리고 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주가 상승폭은 제한되며 예ㆍ적금, 채권 등의 금융상품 금리는 오른다.
현재 예금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일반적으로 3~4% 수준으로, 시장의 예상대로 올해 연중 기준금리가 0.75~1%포인트 가량 오르면 예금금리는 5% 안팎으로 치솟는다.
ELD의 경우는 만기주가가 30% 정도 오르면 13~16%대 고금리를 제공하지만 그 밖의 상승률에는 4~5% 정도의 금리를 적용한다. 하락할 경우에는 아예 금리가 없다.
14일 코스피 종가(1690.60)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10%대 이상의 고금리를 누리기 위해서는 1년 뒤 주가가 2197.78까지 올라야 한다. 현재로서는 실현 가능성이 낮다.
이와 함께 ELD가 만기 1년 동안 중도해지가 되지 않으며, 지난 1년 동안 주가가 큰 폭으로 올라 올해는 주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점도 ELD 가입을 꺼리게 한다.
게다가 앞으로 유럽발 위기 등의 악재가 더욱 불거질 경우 주가 상승을 가로 막을 수 있어 ELD 가입이 조심스러운 상황이다.
시중은행 일선 영업점 관계자는 "영업업무를 맡는 입장에서는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져 ELD를 추천하기 부담스럽다"며 "대부분 고객들이 ELD의 만기가 돌아오면 이자와 원금까지 챙겨 다른 곳에 투자하는 등 예금 재유치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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