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한국 축구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강호 그리스를 2대 0으로 격파했다.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이다. 한국은 47위. 히든챔피언 한국이 통쾌한 완승을 거둔 것이다.
우리 축구대표팀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에 바탕한 강도 높은 훈련으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스닥시장에도 한국 대표팀 못지않은 숨은 강소기업이 많다.
문제는 사업분야도 전도유망하고 국제경쟁력도 상당하지만 우리 축구 대표팀과 달리 국내외에서 제대로 된 평가를 못 받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에게 신뢰를 주는 방법을 모른다.
잘나가는 경쟁사가 어떻게 기업을 알리는 지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남아공 월드컵 스타인 허정무 감독과 이정수, 박지성도 없다. 있더라도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 알리려는 시도조차 안 하니 국내외 수주도 어렵다. 자금 마련도 마찬가지다. 히든챔피언이라는 이름처럼 계속 숨어 있을 수밖에 없다.
물론 숨겨진 강소기업도 나름대로 고충을 가지고 있다. 일단 상장하면 주가 변동부터 신경 써야 한다. 사업을 확장하거나 축소할 때도 주주를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기업을 발주처로 가진 회사는 높아지는 인지도도 부담스럽다. 단가 상승 압박을 받아서다.
게다가 함께 숨어 있던 다른 중소기업 눈치도 봐야 한다. 결국 수많은 코스닥 강소기업이 세상에 나와 치열하게 경쟁하기를 꺼릴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기업은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 한다. 국내외에서 투자자를 모아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면 먼저 기업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 당장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월드컵에서 선전한다고 FIFA랭킹이 한 번에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박지성이 또 한 번 골을 넣어주리라는 보장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럴수록 국내외 기업설명회(IR)를 늘려 회사를 드러내야 한다. 단박에 투자자가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기업은 투자자도 떠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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