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최악 재정난 뚫고 경제회복 진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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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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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오성민 기자)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남자는 여자들에게 인기 있어요"

최근 일본 정부가 개인 투자자, 특히 청년층의 국채 매수를 유도하기 위해 내건 광고다.

이 광고에 등장하는 미혼 여성들은 하나같이 "남편감으로는 경제 관념이 확실하고 안전한 자산에 투자하는 남자가 최고"라고 말한다. 한 마디로 일본 국채에 투자하는 남자를 가장 선호한다는 것.

일본 재무성이 개인 투자자 대상 고정금리 3년물 국채 상품 발행과 함께 내놓은 이 광고는 내용이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유치한 탓에 국내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여론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 정부가 재정난 타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이 광고를 통해 실제 국채 판매 향상 효과를 보기는 힘들 것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재무성에 따르면 지난 3월말 현재 일본의 국가채무는 역대 최대 수준인 총 882조9235억 엔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19.6%에 이른다. 1년전에 비해 36조4265억 엔 급증했고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685만 엔으로 추산됐다.

과거 자민당 정권의 방만한 재정 운영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민주당 정권의 무리한 복지공약으로 현 일본 정부는 선진국 가운데 최악의 재정상태에 처해 있다.

재무상 출신의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는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간 총리는 지난 11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국회 소신 표명 연설에서 "강한 경제, 강한 재정, 강한 사회보장을 실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강한 재정을 실현하기 위해 재정을 건전화 해야 하며 이를 위해 "세제를 뿌리부터 개혁하겠다"고 선언했다.

빚 증가를 막기 위해서는 내년 이후 신규 국채발행 규모를 올해 발행 예정 금액인 44조3000억 엔 수준에서 억제해 나갈 방침이다.

경제 전반에 걸친 분위기도 호전되고 있다.

15일 일본 내각부는 올 1분기 수급 갭(Gap)이 -4.7%로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25조엔의 수요가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수급 갭은 잠재 GDP와 실질GDP간의 격차로 일본 경제 전체의 공급능력과 수요의 차이를 보여준다. 여전히 디플레이션(극심한 경기침체로 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심각하지만 수요 부족 규모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하루 전인 14일에는 2분기 일본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가 전분기 대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제조업체들이 경기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실물경기 척도인 산업 생산지수도 지난 3월과 4월, 2개월 연속으로 플러스를 기록하며 리먼 쇼크 전의 90% 선까지 회복했고 같은 기간 주택 착공 건수도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반전하는 등 경기회복 추세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간 내각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2%대로 상향 조정할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지난 1~3월 중국 등 신흥시장 수출 호조 등으로 연율 기준 5%에 달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덕에 올해 회계연도 전체 성장률 전망을 대폭 상향 조정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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