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출사표 던졌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 5월 29일 방한중인 원자바오 총리를 만났다. 1시간 남짓한 간담회에서 정몽구 회장은 각사가 중국 경제에 공헌해 온 점을 적극적으로 소개하면서 원자바오 총리의 관심과 배려를 끌어내기 위해 애썼다.

정몽구 회장은 “올해 중국 공장을 통해 10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할 예정”이라며 “현지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베이징 현대 제3공장 건립을 추진 중인 만큼 정부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총리가 “오늘 아침 (서울) 거리에 나갔더니 다니는 차가 거의 다 현대차였다”고 현대차를 치켜세우자 정 회장도 “친서민 소통 정치를 실천해 온 총리를 뵙게 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세계 자동차 점유율 8%로 세계 5위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한 현대기아차그룹이 중국 시장에 쏟는 열정과 노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이래 가파른 매출 신장세를 보인 끝에 지난해 시장 점유율 9.8%로 독일 폴크스바겐 그룹에 이어 2위를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이 같은 급성장 비결은 지리적.문화적으로 가까운 한·중 관계는 물론 현대기아차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그룹은 지난 8년 동안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한 것은 물론 각종 사회공헌 활동으로 중국인의 신뢰를 높였다.

◆정몽구 회장은 누구인가= 정몽구 회장은 고(故)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현대그룹은 삼성그룹과 함께 1960~1980년대 한국의 빠른 경제 발전을 일궈낸 한국 굴지의 기업이다.

정주영 회장 사후 그룹은 6개로 나뉘었지만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은 현재 연매출 100조원이 넘는 삼성그룹에 이어 한국 두번째 그룹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전면에는 ‘자동차통’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있다.

1974년 직원 113명의 현대자동차서비스 사장으로 경영 전면에 뛰어든 정몽구 회장은 부품제조 및 자동차판매로 사업을 확장했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갤로퍼’를 히트시키고 등을 인정받아 1995년 그룹 회장을 맡게 된다.

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이 경영에 손을 뗀 2000년 이후 오직 자동차 사업 하나만 바라보며 현재의 현대기아차그룹의 일궈 냈다. 이 그룹은 지난해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기 불황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거듭했다.

정몽구 회장은 ‘자동차통’에 ‘일벌레’다. 젊은 시절 자동차수리사업 때부터 현장에서 직접 자동차 부품을 만지며 오로지 자동차 만을 생각해 왔다. 지금도 신차 개발시 직접 운전해 보며 엔지니어에 세세한 부분까지 지적하는 것은 유명한 일이다.

그에게는 특별한 취미가 없다. 한국의 다른 대기업 오너는 레이싱, 골프 등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진 취미가 있지만 정 회장은 그렇지 않다. 젊은 시절에는 서울 근교 산을 오르기도 했지만 현대기아차 경영을 맡은 이후에는 오로지 일밖에 모른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그는 주말, 휴일에도 자택에서 신문과 뉴스를 보며 국내외 정세 변화가 회사와 자동차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룹 계열사 사장들도 정 회장이 월요일에 출근하자마자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바람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한다.

정 회장이 최근 가장 신경을 쏟는 부분은 ‘품질’이다. 올 초 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는 고로 제철소를 설립한 것도 철강이 자동차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초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부품 결함으로 1000만대에 가까운 대량 리콜 사태로 휘청거리자 정 회장 역시 수시로 국내외 공장에 들러 ‘품질경영’에 대해 끊임없이 독려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중국 사업= 현대기아차가 초창기 가장 힘을 쏟은 시장은 미국이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 시장에서 선전하지 않으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자동차 업계의 정설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역점을 두는 시장은 차츰 미국을 필두로 한 미주.유럽에서 중국.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금융위기를 기폭제 삼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축이 중국 지역으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해 자동차 생산 및 판매량이 1300만대를 넘어서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중국 자동차공엽협회는 올해도 1500만대로 세계 1위 시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11월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중국 베이징에 중국총괄본부가 설립하며 중국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초창기 베이징자동차와 ‘베이징현대기차’라는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제1공장 설립에 나섰다.

당시 독일 폴크스바겐, 미국 제네럴모터스(GM) 등 십여 개가 넘는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었지만 현대기아차는 쏘나타 등 중국 전략 차종을 내세워 진출 2년 만에 15만대 생산에 14만5000대를 판매, 업계 4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8년이 지난 현재 현대기아차의 중국 합작법인은 총 60만대 생산 규모의 1~2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총 81만여 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9.8%로 폭스바겐 합작사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특히 연내 제3공장 건설을 통해 조만간 중국 내에서 연 110만대 수준의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게 향후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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