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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브리핑]쑹훙빙 신드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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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18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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쑹훙빙 신드롬

 

“화폐전쟁 읽어 봤어?”

“그럼 읽었지, 어휴~ 그런데 조금 읽다가 무서워서 덮었어. 간담이 서늘하더군”

2년 전 7월 한국어 번역본으로 출간된 쑹훙빙의 ‘화폐전쟁’은 21만 부 이상 판매고를 올린 스테디셀러다. 그보다 1년 전쯤 나온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40만부 판매)과 함께 독서가들의 경제지식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문제작의 반열에 올라 있다.

저자 쑹훙빙은 리만 브러더스 파산 등으로 노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사태의 역사적인 원인을 파헤치고 예견까지 한 공로를 톡톡히 인정받으며 40대 초반 젊은 나이에도 세계적인 권위자로 우뚝 섰다.

최근 ‘화폐전쟁 2’가 한국어로 출간되어 단 기간에 4만부 이상 판매되었는데, 이 책은 1권보다 더 깊고 방대하게 금융 과두 지배자들의 내력과 행태를 파헤치고 있다. 1권과 2권의 주장은 일맥상통한데, 전 세계에서 벌어진 전쟁과 공황, 혁명, 정권 교체, 경제시스템과 경기 변동은 로스차일드와 록펠러, JP모건 그룹 등 금융 과두 지배자들의 의지에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결론도 비슷하다. 달러가 병들고 유로화가 앓아 눕게 된 상황에서 금이나 SDR(국제통화기금 현금인출권) 또는 위안화가 국제결제 통화로 부상해야 한다는 것. 

   
 
 

스토리 구조는 매우 탄탄하고 내용은 흥미진진하다. 역사 속 실존 인물들을 죄다 거명하며 ‘돈’에 혈안이 되어 ‘인민’의 목숨이나 국가의 이익 쯤은 하찮게 생각했다는 내막을 폭로하는데, 추리소설처럼 재밌고 때로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이런 천인공로할...’ 소리가 절로 나온다.

다 읽고 난 뒤에는 ‘정말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군’하는 느낌과 함께 가슴이 덜컥 내려앉고 앞날이 캄캄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삼삼오오 “정말 사실일까? 미연방은행이 음모가들의 소유물이고 국민들의 세금을 전부 합해야 그 은행 빚 갚기도 모자란다는 말이?” 또는 “그럼 우리나라는? 1997년 외환위기도 조작된 거야? 한국은행은 정부 소유 맞아?” 이런 이야기를 수군거리며 불안에 떨곤 했다. 한 회사 임원은 정말 책의 내용이 너무 끔찍하고 무서워서 읽다 말고 책장을 덮었다고 한다. 가히 쑹훙빙 신드롬이다.

그런 쑹훙빙이 한국에 온다. 23~24일 이틀간 열리는 아주경제신문 주최 ‘2010 국제경제포럼’에 토론 패널이자 특별 강연자로서다. 포럼 패널과 연사 중에는 내로라는 세계적 금융전문가들이 즐비한 데 쑹훙빙의 유명세를 따라가는 사람은 없다. 그의 주장에 찬성하건 반대하건, 그를 만나볼 생각에 심장이 두근 거린다는 독자들도 많다. 책 출간 후 몇 년 간 국내 금융회사 등의 초청으로 몇 차례 다녀갔지만 대중 앞에 선 강연은 24일, 처음일 거라고 한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에서 소비 대국, 자원 부국, 금융 중심으로 나날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쑹훙빙 신드롬도 그런 흐름과 더불어 중국을 넘어 우리나라 대중들의 마음에 ‘간담이 서늘해 읽던 책을 덮을 정도’로 큰 파장을 주고 있다. 그 두려운 파장의 중심에는 “우리는 지금 뭐하고 있지?”하는 섬뜩한 자각(自覺)이 놓여 있다. 쑹훙빙에게 질문해야겠다. “우리나라가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 해야 하는 걸까요?” 그의 대답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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