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미국이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력이 약해졌지만 막강한 군사력에 힘입어 향후 90년을 결정짓는 열쇠를 쥘 것이라고 한 역사학자의 말을 인용,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니컬러스 보일 독일학과 교수는 자신의 저서 '2014년: 다음 세계위기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출간하며 가진 인터뷰에서 21세기를 결정짓는 '대사건(Great Event)'가 2014년 일어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일 교수는 지난 500년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사건들을 분석한 결과 매(每) 세기 초기, 특히 100년을 기준으로 두번째 10년 중반에 전쟁이나 종교갈등, 평화시대가 있었음을 알아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그는 "한 세기가 특징을 갖는다면 그것은 그 세기의 초반 20년에 가까이 오면서 뚜렷해진다"며 "이는 인류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된다"고 전했다.
보일 교수는 이렇게 볼 때 다음 대사건의 빌미가 글로벌 재정위기에서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의 경제붕괴가 국제관계의 광범위한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경제적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으나 경쟁상대가 없는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이 향후 90년의 과정과 특징을 결정짓는 열쇠를 쥘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보일 교수는 "변하지 않는 한가지 사실은 미국의 군사력이라며 이는 어떠한 정치적 격변에도 미국이 핵심적 역할을 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약화된 경제력과 막강한 군사력·정치력 사이의 불일치가 있으나 궁극적으로 모든 게 미국과 영국이 1914년 이전에 할 수 있었던 것보다 더 창의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보일 교수는 이어 "20세기 초반보다 더 많은 국제 및 정부간 기구들을 갖고 21세기를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희망적"이라며 "유일하게 상상할 수 있는 평화 달성의 길은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 미국의 지배에 의한 평화)'의 지속을 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에 대한 세계의 이해와 미국의 자신에 대한 이해 모두가 기본적으로 바뀌어야 평화목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신용위기 뿐 아니라 기후변화나 중국과 인도의 부상과 같은 세계정치의 일촉즉발 위기를 극복하려면 국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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