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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SK에너지 사장 “기업경영도 축구처럼 창의적 플레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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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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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영 SK에너지 사장(사진)은 지난 18일 대전 유성구 SK에너지 연구단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석유·화학 부문의 분사’로 독자적인 경영체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규모의 경제’의 논리를 들어 SK에너지의 분사 전략이 불안요소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SK에너지는 윤활유 부문 분사가 성공한 예를 들어 경쟁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자신이 ‘프로축구 선수 수준에 못지않은 축구 경력이 있다’며 ‘창조적 축구 경영론’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 사장은 초등학교 때부터 실제 축구선수로 뛰어 축구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 지금은 SK에너지가 운영하는 프로축구단 제주유나이티드FC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그는 전날 열렸던 남아공 월드컵 한국과 아르헨티나 경기를 언급하면서 “축구에 대한 남다른 경력 때문에 일반인과 다른 관전 포인트가 있다”며 “창의적 플레이가 부족해 한국이 아르헨티나에 진 것”이라고 말했다.

구 사장은 “역사적으로 가장 이름 있는 축구 선수가 펠레인데 개인기나 스피드, 방향전환 같은 능력만 보면 당시 펠레보다 잘하는 사람이 많았다”며 “그런데 그가 왜 축구의 황제가 됐나”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펠레가 그라운드를 뛰는 나머지 21명의 선수를 한눈에 보는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선수들이 만드는 경기의 변화무쌍한 국면의 흐름을 꿰뚫어 자기의 위치를 파악하고 패스를 할 방향, 공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창조적인 움직임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아르헨티나 역시 공이 가는데 선수가 가는 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간파해 정확히 패스를 하는 시간과 공간을 창조, 한국을 쉽게 이길 수 있었다고 그는 분석했다.

구 사장은 “아르헨티나 패스하는 것을 한 번 보라”며 “공이 가는데 사람이 따라가는 게 아니라 어느새 사람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는데 그것은 경기의 흐름을 예측해 사람이 미리 가 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도 축구처럼 전체 국면을 읽어야 한다”며 “나머지 경쟁사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어떻게 움직이는 지 파악하고 이에 신속히 대응해 실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축구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SK에너지의 현재 위치를 알고 나가야 할 시ㆍ공간을 창조하는 플레이를 하려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분사 전략이 필요한 때라는 게 자칭 ‘준(準) 프로축구 선수’ 출신인 그가 게임에서 꺼낸 ‘필승 카드’인 셈이다.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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