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식 발전설비 설계도 및 영업비밀 빼내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두산엔진이 현대중공업 협력사 및 해외 에이전트와 접촉하는 등 '이동식 발전설비(PPSㆍPackaged Power Station) 기술유출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21일 검찰 및 업계에 따르면 두산엔진은 PPS가 새로운 발전시스템으로 각광을 받자 신규시장 진출을 위해 지난 2008년부터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준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엔진은 현대중공업 협력사 및 해외 에이전트 등과 접촉해 PPS 설계도면 및 영업비밀을 불법으로 취득한 뒤, 자신의 협력사인 알파테크에 불법 취득한 도면을 제공하고 PPS의 핵심구성부품인 MDU(Main Diesel-Generator Unit)의 시제품 생산을 발주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두산엔진은 발주와 동시에 설계도면에서 현대중공업 로고를 지우고 도면 이름도 변경하여 현대중공업 비밀자료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없도록 지시했다"며 "지시를 받은 두산엔진 협력사 알파테크는 도면을 자신들이 사용하는 형태도 수정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두산엔진은 현대중공업 협력사를 접촉해 PPS가 설치된 해외 현장에까지 직원들을 출장 보내 현지 에이전트를 접촉 영업 기밀을 빼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두산엔진이 새로운 사업영역 진출에 따른 개발기간과 기술력, 원가경쟁력에서의 격차를 단기간에 해소하기 위해 회사차원에서 현대중공업의 협력업체와 해외에이전트를 통한 기술유출을 시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산엔진은 2009년 7월부터 현대중공업 PPS에서 이름만 바꾼 CDPP(Containerized Diesel Power Plant)란 이름의 발전장치 시제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었다.
현재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기술 유출사건이 적발되지 않았을 경우 2001년부터 투입한 개발비용과 매출 및 가격하락 손실 등 피해액이 2014년까지 모두 1조 44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사건발생 즉시 윤용환 알파테크 대표를 고소했다. 또한 이성희 두산엔진 대표를 포함, 두산엔진의 전 현직 최고 경영진 6명에 대해서도 울산 지방 검찰청에 추가 고소한 상태다.
이와 관련, 두산그룹 관계자는 "아직 검찰의 수사 결과가 밝혀지지 않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며 "다만 이런 의혹들이 기정사실화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PPS는 지난 2002년 현대중공업이 중속 디젤엔진의 고유모델 '힘센엔진'을 사용GO 독자 개발한 이동식 발전장치다. 2006년 지식경제부에서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됐으며, 현재까지 전세계 27개국에 1320기가 공급됐다.
대형발전소 건설이 어려운 장소에 컨테이너 박스 형태로 설치돼 가동되는 시스템으로, 성능과 이동성이 뛰어나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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