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글로벌 금융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한국 시장에 유별난 애정공세를 보내고 있다.
이례적으로 서울에서 글로벌 이사회를 여는가 하면 아시아 리서치헤드를 2개월에 한번씩 보내 강연회를 갖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SC가 한국 금융시장에 투자를 늘리는 등 사업확대를 위한 포석아니겠느냐는 반응이다.
SC그룹은 21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서울 SC제일은행 본점에서 글로벌 이사회(BOD)와 경영위원회(GMC)를 개최한다.
이 이사회는 3개월마다 열리는 정기 이사회로 피터 샌즈 SC그룹 최고경영자(CEO)와 존 피스 이사회의장, 스티브 버타미니 소매금융총괄대표(CEO) 등 런던 본사 핵심 임원들이 모두 참여한다. 국내에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SC그룹 사외이사 자격으로 참석한다.
전세계 70개국에 진출한 SC가 홍콩·싱가폴 이외의 아시아 국가에서 이사회를 여는 것은 드문 일이다. 하지만 서울은 지난 2006년에 이어 두번째. 그만큼 SC가 한국시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SC그룹의 한국사랑은 지난해부터 더욱 뜨거워졌다. SC는 지난해 6월 세계경제포럼 동아시아회의를 한국에서 유치했다. 5개월 뒤인 11월에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그룹 전체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또 이번 이사회와 함께 오는 23일 니콜라스 콴 SC 아시아 리서치헤드가 방문해 한국 고객들을 상대로 각종 강연회를 벌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SC그룹 내에서 홍콩에 이어 규모가 두번째로 큰 단일시장으로 지속적으로 투자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한국 금융시장에 변화의 가능성이 커진 만큼 동향을 살피기 위한 행보"라고 분석했다.
SC가 한국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우리금융지주 및 외환은행의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SC그룹이 외환은행 인수에 관심을 갖는 등 한국 내 투자 확대를 고민하고 있다"며 "글로벌 이사회를 한국에서 열어 한국 금융시장을 점검하고 SC제일은행과 SC금융지주의 성장전략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C제일은행 관계자는 "SC그룹의 가장 중요한 글로벌 전략은 '현지화'"라며 "단지 한국 고객에게 신뢰를 심고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SC그룹은 지난 4월부터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인 'Here for good(여기에 영원히)'를 실시하고 있다. 이는 진출한 국가에 흡수돼 토속 은행과 같은 금융기관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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