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2일 "한국 경제는 글로벌 경제 회복세로 혜택을 입을 것이기 때문에 전망이 낙관적"이라며 "다만 우려가 되고, 긴밀히 봐야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피치는 내주 우리나라로 실사단을 파견해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한 연례협의를 할 예정이다. 피치는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작년 11월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A+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가 지난해 9월 경제 상황이 호전되자 '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천안함 사태에도 불구하고 경제 펀더멘털의 견고함과 재정 건전성을 바탕으로 한국의 신용등급을 A2에서 A1으로 상향한 바 있어, 피치 또한 이번 협의를 통해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이언 쿨턴 피치 세계 경제 분석 담당 상무는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글로벌 뱅킹 컨퍼런스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고, 이는 한국경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중국정부가 환율체제를 유연히 가져가겠다고 밝힘에 따라 거시경제적 불안정성이 크게 해소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전체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다만 우려가 되고, 긴밀히 봐야 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라며 "지난 1~2년간 신흥국 정부들은 선진국 정부와 비슷한 부양책을 폈다"면서 "잠재적으로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쿨턴 상무는 "중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유연한 환율체계로의 전환은 인플레이션 회피를 위한 적절한 조치"라며 "한국은행은 아직 긴축정책을 펴지 않고 있지만, 확실히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권에서도 거시경제정책에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혜규 아시아금융기관 분석 담당 이사는 "지난주초 도입된 선물환 규제는 국내은행을 기준으로 봤을 때 위기상황이 닥친다면 조금 낫긴 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이 외화조달에 있어 가장 취약한 점은 예수금이 없다는 점이며, 투기적 포지션을 못취하게 조치를 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 이사는 "최근 2년치를 조사해봤을 때 선물환 규제 한도인 50%를 넘어선 국내은행은 리먼사태때 씨티와 SC제일은행, 외환은행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국 대형은행들의 인수합병(M&A)과 관련해서는 "인수합병은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면서 "인수합병 그 자체보다는 산업내 경쟁구도가 어떻게 재편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임스 롱스돈 금융기관 분석 담당 상무는 "유럽은행 중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금융기관이 우려의 대상"이라며 "유럽 은행들이 점점 더 유럽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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