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용선 기자) 암 환자에게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유방암 환자의 경우 '희망'을 주는 말이 가장 도움이 되는 반면 환자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는 말이나 환자 취급을 하는 말은 상처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 박희선 교수 연구팀과 헬스커뮤니케이션 전문 컨설팅사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이 유방암 환자 200여명을 대상으로 투병 기간 중 많이 듣는 위로 메시지를 조사하고 이에 대해 환자들이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정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결과에 따르면 "다른 사람들처럼 당신도 나을 수 있을 거예요"와 같은 암 극복 사례를 제시하며 희망을 주는 말이 7점 만점에 6점 정도로 가장 도움이 됐다. 또 "힘든 치료 과정을 잘 견뎌 내는 당신이 자랑스러워요"(5.7점)와 같은 격려의 말이나 "OO증상이 나타나면 OO하세요"(5.55점) 같이 질병과 관련된 정보를 주는 말이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원래 아프고 그런 거니까 당연하게 여기세요"(2.94점)와 같이 환자의 고통을 무시하는 말이나 "괜찮아요? 힘들어 보여요"(3.35점) 같이 환자 취급을 하는 말은 오히려 상처가 된다고 답했다.
한편 "얼마나 힘들 지, 어떤 기분일 지 알 것 같아요"(5.26점)와 같이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는 말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지만 실제 가족이나 주변인들로부터 많이 듣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유방암 치료가 힘들다고 하던데 어떡해요"(3.46점)와 같은 회의적인 말은 많이 듣지만 환자에게는 오히려 상처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희선 교수는 "사회적 지지를 충분히 받는 암 환자일 수록 삶의 질이 높을 뿐만 아니라 질환 극복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환자의 정서를 보듬는 주변인들의 지지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엔자임 이혜규 대표는 "언어는 인류가 사용해 온 가장 좋은 약이라고 한다"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있는 암 환자들에게는 말 한마디가 약이 될 수도 있지만 독이 될 수도 있는 만큼 환자들이 실제로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말을 잘 살펴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22일부터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2010 국제커뮤니케이션학회와 11월에 개최되는 제96회 미국커뮤니케이션학회에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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