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권성문 KTB투자증권 회장이 최대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만 외부감사법 대상에서 줄줄이 빠져 배경에 의문을 사고 있다.
자산이 1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들면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하지 않아도 돼 회사 현황을 외부에서 공시로 확인할 수 있는 길도 사라진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B투자증권 계열사 가운데 권 회장이 최대주주인 한국기업투자(지분 100%)ㆍ한국M&A(99.97%)ㆍ맥스무비(42.24%)는 2007 또는 2008 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마지막으로 공시한 뒤 외감법 대상 기업에서 빠졌다.
공통적 이유는 자산총계 급감이다.
한국M&A가 2008년 4월 제출한 2007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상 자산총계는 전 회계연도 대비 54.41% 감소한 55억5700만원에 불과했다.
한국기업투자와 맥스무비도 마찬가지다. 2008 회계연도 자산총계는 각각 68.69%와 7.09% 줄어든 66억4600만원과 95억500만원에 그쳤다.
세 회사는 권 회장이 많게는 100%까지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
이에 비해 KTB투자증권이나 이 증권사 계열 사모펀드를 통해 지배하는 KTB자산운용ㆍKTB캐피탈ㆍ전진중공업을 포함한 여타 계열사는 모두 외감법 적용 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물론 KTB투자증권은 권 회장 자신이 15.50%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이지만 실질적 지배사인데다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만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자산감소가 잇따른 시점에 공정거래법상 대규모기업집단 편입 기준(계열사 자산합계 2조원 이상) 역시 눈여겨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KTB투자증권 계열사 자산합계는 2008 회계연도까지만 해도 1조9000억원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면서 2조원을 밑돌았다.
이에 비해 대규모기업집단 편입 기준이 최근 5조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되면서 자산합계도 2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우연하게 최근 들어 자산합계가 2조원 이상으로 뛴 것일 뿐"이라며 "오너와 계열사 경영진 모두가 성장에 초점을 두고 있는 만큼 일부러 자산을 줄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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