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광화문통신] 아이폰4와 모럴해제드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KT가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아이폰 후속모델인 '아이폰4'를 내달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연합전선 구축으로 상대적으로 단말기 경쟁력이 떨어진 KT에게는 아이폰이 구세주였다.

KT는 아이폰 도입으로 70만명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를 유치했다. 따라서 KT는 이번 아이폰4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KT는 100만이 넘는 스마트폰 가입자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이동통신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이다.

KT가 아이폰 하나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SK텔레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애플과의 연합전선을 더욱 강화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10여 종에 달하는 전략 스마트폰을 확보한 가운데 KT는 아이폰4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KT는 아이폰4 도입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기존 아이폰 가입자들이 단말기 분실보험인 '쇼폰케어'의 허점을 이용해 허위로 분실신고를 하고 보험금을 타 저렴하게 아이폰4로 교체하는 이른바 '아이폰 분실대란'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4가 예상보다 빨리 국내 시장 출시가 확정되면서 아이폰 사용자 중 쇼폰케어 가입자들의 '모덕적 위험(모럴해저드)'이 현실화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쇼폰케어는 약정기간에 월 2000~3000원을 내면 단말기 분실 시 40만원에서 최대 70만원까지 단말기 교체 비용을 지원하는 분실보험이다.

KT는 지난 3월 분실대란의 우려가 불거지자 쇼폰케어의 약관을 변경, 4월 이후 가입자에게는 단말기 분실 시 동일 기종으로만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존 아이폰 사용자가 4월 이전에 쇼폰케어에 가입한 경우에는 타기종(상위기종 포함)으로 단말기 교체를 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폰에서 범용가입자식별모듈(USIM)만 뺀 후 분실신고를 하고 보험금을 타 아이폰4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편법이 가능하다.

실제로 인터넷 동호회나 카페에서는 쇼폰케어를 이용해 아이폰4를 저렴하게 구입하고 보험사의 단속을 피하는 방법 등이 구체적으로 소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카페에서는 쇼폰케어의 악용과 관련된 내용의 글을 쓸 경우 강제 탈퇴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하나 이미 인터넷을 통해 보험의 허점을 이용하는 방법이 널리 확산된 상태여서 내달 아이폰4 출시와 함께 '분실대란'의 우려는 더욱 커졌다.

지난 3월 말까지 아이폰 가입자가 50만명에 이르고 이 중 상당수가 쇼폰케어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져 쇼폰케어의 악용 사례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말기를 잃어버리지 않았는데도 분실신고를 할 경우 보험사기에 해당하지만 이를 밝혀낼 방법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KT는 관련 보험사들과 협의를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4월 이전 쇼폰케어에 가입한 아이폰 사용자들의 반발을 우려해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아이폰 가입들은 KT가 보상판매 등의 대안을 내놓기를 바라고 있다. KT도 보상판매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실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KT와 해당 보험사는 잘못 설계한 보험상품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분실대란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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