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글로벌 대기업 임원들이 향후 경기를 지난해보다 더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독일, 일본 등 주요 7개국, 지난해 매출 10억달러 이상인 기업 임원 44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향후 경기가 매우 더딘 'L자'형 회복세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3월 같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7%만 L자형 회복을 전망했다.
L자형 회복을 예상한 임원은 일본이 72%로 가장 많았고 스페인(64%)과 이탈리아(57%), 프랑스(52%)의 기업 임원 상당수도 향후 경기를 비관했다. 반면 독일 기업 임원은 가장 적은 34%만 L자형 회복을 점쳤다.
향후 경기회복 속도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함에 따라 기업 임원들 가운데 자국 정부가 연내에 출구전략을 시행할 것이라고 답한 이는 15%에 불과했다.
매출과 수익 전망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응답자의 61%는 수익성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고 69%는 매출 신장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했다. 또 응답자의 60%는 경영환경 악화와 더불어 동종 업계 내 인수합병(M&A)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 역시 미미했다. 응답자의 79%는 자국 저축률이 상승하면서 소비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89%는 소비행태에 큰 변화가 일면서 소비자들이 가격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BCG는 지난해 전 세계 실업인구는 2700만명으로 2억명 이상이 현재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며 실업인구의 증가는 이미 만연된 소비자들의 비관적 태도와 맞물려 소비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기업 임원들은 세계 각국이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보호주의를 강화할 것이라는 데도 의견을 모았다. 각국의 보호주의가 강화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 57%에서 78%로 늘었다. 또 73%는 정부가 개입해 무역 불균형 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의 82%는 정부 개입의 영향으로 향후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BCG는 선진국의 경기부양 효과가 사라지면 무기력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지표에 집착하지 말고 장기지표를 지침 삼아 장기전에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또 적어도 향후 5년을 준비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개발하려면 해외 초기 투자, 합작투자(조인트벤처), M&A 기회 등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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