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비금융업체 온라인 결제서비스 관리방안, 약인가 독인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인민은행이 은행이 아닌 비금융업체도 온라인 상에서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안이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 발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될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외국업체의 투자지분을 보유한 업체가 관리대상에서 배제되자 일각에서는 중국 내 외국계 업체가 충격을 받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비금융업체 결제서비스 관리방안’을 발표해 비금융업체들도 온라인 상에서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방안에 따르면 온라인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비금융업체는 반드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 또한 라이선스를 취득하려는 기업은 중국 내 최소 1억 위안 이상의 등록자본금을 보유하고 최소 2년 이상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결제서비스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은 현재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어느정도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은행당국은 지난 2007년에도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크게 인기를 끌어왔던 사이버머니 Q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했던 적이 있는만큼 이번 온라인 결제서비스 관련 방안을 내놓은 것도 예상 밖의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현재 중국 내 네티즌 수는 4억명 이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를 이용하는 인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올해 1분기 중국 온라인결제시장 규모는 306억 달러에 달했다. 온라인 결제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또한 사실상 ‘법적인 공백상태'에 놓여있던 온라인 결제사업 발전이 제도적인 틀 안에서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일부 언론들은 전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번 방안이 알리바바와 같이 외국업체의 투자지분을 보유한 업체를 완전히 배제한다는 점이다.

현재 알리바바의 결제 전문 자회사인 알리페이(Alipay·支付寶)는 중국 온라인 결제시장의 70%를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알리바바의 최대 외국인 주주는 미국 야후사와 일본 소프트뱅크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알리바바의 온라인 결제사업의 급속한 성장세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표시했다.

현재 알리바바는 산하의 알리페이를 분사시키는 것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인터넷업체의 한 임원급 인사는 “이번 방안은 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Paypal)과 같은 업체 뿐만 아니라 외국자본이 조금이라도 참여한 모든 회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이번 조치로 외국계 기업은 결국 온라인 결제사업 부문의 주주구성을 재편해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인사는 “이번 조치는 인민은행이 외국계 자본을 규제하려는 움직임 중 하나”라면서 “중국 내 은행간 신용카드협회인 차이나 유니온페이(中國銀聯) 산하의 차이나페이(ChinaPay)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텅쉰(騰訊·Tensent)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일부 언론은 전했다.텅쉰은 현재 남아프리카 미디어그룹인 나스퍼스(Naspers)가 3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텅쉰이 향후 주주구성을 재편하지 않겠냐는 추측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텅쉰 측은 이번 조치와 관련해 온라인 결제사업에는 아무 문제가 없으며 앞으로도 계속 텐페이(財付通·Tenpay)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텐페이는 텅쉰 산하의 온라인 결제업체로 알리페이에 이어 시장 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 밖에 중국 정부는 지난 22일에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미성년자를 보호하고 온라인 게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온라인 게임 관련 법안에서도 해외 게임업체의 중국 내 서비스와 관련해 중국 게임업체와 일부 차별조항을 두어 외국계 게임업체의 반발을 산 것이다.

법안에 따르면 해외 게임업체가 중국 내에서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게임 내용에 사소한 변화라도 생길 시 중국 문화부에 일일이 신고해야 하다.

여기서 말하는 게임 내용에는 신 캐릭터·스토리·대화 내용·퀘스트·지형·배경음·효과음·이미지·용도 등 모든 콘텐츠를 포함한다. 이는 중국 게임업체에는 해당되지 않는 규제로 어길 시에는 2만 위안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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