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발레는 가라… 여기 모던 발레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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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6-2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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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내달 중순 공교롭게도 모던 발레를 함께 선보인다. 유럽발레 안무의 거장 롤랑 프티부터 이스라엘 국보급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까지. 파격적이고 개성 넘치는 무대에 벌써부터 발레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국립발레단의 ‘롤랑 프티의 밤’은 내달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유니버설발레단의 ‘This is modern'은 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그 화려한 무대를 올린다.
 
■ 국내 초연하는 롤랑 프티의 3대 대표작들
국립발레단은 롤랑 프티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아를르의 여인’과 ‘젊은이의 죽음’, ‘카르멘’ 이렇게 3편이다.

아를르의 여인은 알퐁스 도데의 동명소설을 발레화한 작품으로 반 고흐가 사랑했던 프랑스 남부의 지방도시 아를르의 아름다운 풍경을 무대로 한다. 이뤄지지 않는 사랑에 슬픈 프레데리와 그가 사랑한 비베트의 애틋하면서도 비장한 춤사위가 조르쥬 비제의 음악과 어우러져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특히 사랑에 대한 번민으로 괴로워하는 프레데리가 격정에 넘쳐 자살하는 장면은 남자 무용수의 모든 에너지가 분출되는 하이라이트로 눈여겨 봐야할 명장면이다.

   
 
사진: 국립발레단의 '롤랑 프티의 밤'이 내달 15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사진은 롤랑 프티의 대표적인 작품들 중 '젊은이의 죽음'.

영화 ‘백야’가 시작하자마자 7~8분 공연되는 강렬한 춤이 바로 롤랑 프티의 젊은이의 죽음이다. 세계대전이 끝난 무거운 사회 분위기가 반영돼 있는 이 작품은 바흐의 웅장하고 가슴을 후벼 파는 듯한 ‘파사칼리아’를 배경음악으로 죽음을 부르는 팜므파탈의 압박에 스스로 목을 매는 젊은이의 모습을 충격적으로 그려낸다. 장 콕토가 대본을 쓴 22세 롤랑 프티의 안무작이다.

롤랑 프티의 카르멘은 당시로서는 파격적이자 선정적이었던 의상과 안무, 도발적인 헤어스타일 등의 이유로 엄청난 반향을 몰고 온 작품이다. 수많은 발레리나들이 가장 도전하고 싶어 하는 역으로 손꼽힌다. 독특하고 화려한 무대 디자인과 화면 앵글, 컷을 다양하게 구성해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하다. 육감적인 춤의 여러 에피소드를 엮어 하나의 줄거리 있는 발레로 만드는 프티의 스타일을 정립한 역사적인 작품이다.

■ ‘모던 발레는 fun이다’ 선택된 3대 작품
유니버설발레단은 그동안 국내에 소개해온 유럽의 모던 발레 중 예술성이 우수하고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세 가지 작품을 엄선했다. ‘모던 발레는 fun이다’라는 특명 아래 선택된 작품은 하인츠 슈푀얼리의 ‘올 쉘비’와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 그리고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7’이다.

하인츠 슈푀얼리의 올 쉘비가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엄숙함의 대표 주자인 요한 세바스찬 바흐의 음악을 반주로 삼았기에 어려운 춤일 것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펼쳐보니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에 고급스러운 유머까지 담아냈다는 점이다. 모던 발레에서 보기 힘든 웅장한 배경에 심플한 붉은 의상, 바흐의 음악 덕에 이번 This is modern에서는 ‘기품’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은 시끄러운 전자 음향 사이에 신디사이저의 클라이맥스가 흩뿌려지면서 다소 억제되는 듯 긴장감을 주지만, 마지막으로 가면서 큰 도약을 통해 점차 상승하는 분위기다. 몸에 딱 맞는 그린 톤의 레오타드 의상과 작곡가 톰 뷜렘의 금속성 강한 음악, 무용계의 기인으로 불리는 포사이드의 천재성이 합쳐져 현대의 ‘냉정’한 감성을 대변하고 있다.

   
 
사진: 유니버설발레단의 'This is modern'이 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사진은 '마이너스 7'.

마지막을 장식하는 오하드 나하린의 마이너스 7은 관객 서비스에 충실한 작품이다. 비발디, 쇼팽의 잘 알려진 클래식 음악부터 가장 다양하게 리메이크돼 사랑받고 있는 ‘Somewhere over the rainbow'에 이르기까지 분위기 변화가 많다. 블랙 슈트와 중절모에서 느껴지는 젠틀함과는 대조적으로 시종일관 재치 있고, 활달하고, 유쾌한 무대를 선물한다. 피날레에서는 무용수들이 객석의 관객을 무대로 끌어내어 함께 춤추면서 유쾌함의 절정을 선사한다.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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